교보문고 풍경.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1인당 책 구입비가 월 5000원 이하로 떨어졌다. 통계가 제공된 2003년 이래 최저치다. 지난해 말 입소문으로만 떠돌던 출판계의 ‘국정농단 불황’도 사실로 확인됐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소장 박익순)는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와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등을 활용해 주요 출판사와 서점 매출액, 영업이익 현황을 종합한 ‘2016년 출판시장 통계’를 발표하고 이렇게 밝혔다. 분석 결과를 보면 2016년 2인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서적구입비는 4899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2015년엔 5244원이었다. 서적류 물가상승률은 전체 물가상승률 1.0%보다 낮은 0.7%여서, 2014년 11월 개정 도서정가제 실시 뒤 책값이 안정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 매출을 나타내는 ‘서적출판업 생산지수’는 지난해보다 4.3% 감소한 90.2였다. 1~2분기 생산지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3분기에 소폭 감소했고 특히 4분기엔 11.5%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2월 정점으로 치달은 국정농단 사건 때문에 출판산업 회복세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행본 출판사 매출액 순위를 보면, 시공사가 1위(299억3600만원)였고 위즈덤하우스, 창비, 문학동네, 김영사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창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었고 매출액이 34.4% 증가했는데, 여기엔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소는 풀이했다.
6대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 매출액은 약 1조6460억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매출액은 7.5% 늘어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23.9% 줄어든 280억여원으로 나타났다. 박익순 소장은 “온오프라인 서점 모두 시장점유율을 높이려고 중고도서매장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을 경쟁적으로 신설하고, 판촉비 등을 썼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대형서점의 매장 확대로 지역 중소형 서점의 타격이 예상돼 섬세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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