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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소설가 한강이 말하는 ‘소년이 온다’와 스웨덴 동화의 관계

등록 2017-05-16 18:42수정 2017-05-16 20:18

열두살때 읽은 린드그렌 ‘사자왕 형제의 모험’
광주 5·18, ‘소년이 온다’ 모티프와 관련
“세상은 왜 아름다우며 동시에 폭력적인가?”

작가 한강이 광주 5·18을 다룬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와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의 모험>의 관련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강은 2월3일 ‘노르웨이 문학의 집’에서 열린 행사에서 스웨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동화 <사자왕 형제이 모험>과 5·18에 대한 기억, 그리고 <소년이 온다>를 쓰던 무렵의 일화를 소개했고, 이 강연 전문이 스웨덴 신문 2월26일치에 실렸다. 출판사 창비가 16일 강연 전문을 블로그(https://goo.gl/XGVwpu)에 공개했다. <소년이 온다>는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맞서다 숨진 중학생 소년 동호와 주변 사람들을 통해 5·18의 진실을 드러내고 죽은 이들을 위무하는 소설이다.

한강은 한국에서 1983년 7월에 번역 출간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자신이 1980년 여름에 읽었다고 최근까지도 오해해 왔다며, 이 작품과 5·18 광주 사이의 유사성이 그 배경에 있다고 밝혔다. 5·18이 벌어진 이태 뒤인 1982년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이 광주에서 가져온 5·18 사진집을 어른들 몰래 펼쳐 보고 충격을 받았으며, 그 충격이 이듬해 여름 “이상한 열정으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고 있는 열두 살의 나”로 이어진다는 것.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연약한 소년 칼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악에 맞서는 사자왕 요나탄, 맑고 선한 심성의 두 형제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대면하는 모험을 서정적이면서도 환상적인 필치로 그린 판타지 동화다. 한강은 “연약하고 겁 많은 칼이 서서히 진정한 주인공, ‘사자왕 칼’이 되어 가는 모습”, 그리고 “칼이 관찰하는 독재자 텡일의 모습, 그가 조종하는 살인의 화신 카틀라, 그에 맞서 연약한 사람들이 연대하는 과정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나의 내면에서 이 책이 80년 광주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이 책을 읽은 연도를 착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강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처음 읽었던 열두살 무렵, ‘어떻게 그들은 그토록 사랑하는가? 그들을 둘러싼 세상은 왜 그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폭력적인가?’ 하는 의문을 품었었다며, 이제는 그에 대해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망하는 거라고. 존엄을 믿고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의 고통이야말로 열쇠이며 단단한 씨앗이라고.”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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