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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거대 이념에 맞선 작은 사람들이 내 문학 주제”

등록 2017-05-19 14:46수정 2017-05-19 15:04

노벨상 수상 작가 알렉시예비치 방한 회견
23일부터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
‘새로운 환경 속의 문학과 독자’ 주제 행사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는 거대한 이념에 맞선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들은 국가의 이용 대상이었고, 국가에 의해 죽거나 서로를 죽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의 역사의 주인공이며 그런 점에서는 커다란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로서 저는 이들의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글을 써 왔습니다.”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19일 오전 서울 광화분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문학 세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던 소년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연 소년들>, 전쟁과 여성의 관계를 천착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같은 작품들에서 역사적 참극의 관련자와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가감없이 담은 ‘목소리 소설’이라는 독자적인 양식을 선보였다.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하고자 18일 입국한 알렉시예비치는 “내가 노벨상을 비롯해 많은 문학상을 받은 것은 내가 문학 분야의 무슨 장군이라서가 아니라 동시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 증인으로서였다고 생각한다”며 “작가로서 글을 쓸 때 나는 항상 진실을 최우선 화두로 놓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와 그에 관한 자신의 작업이 지닌 의미를 돌아본 ‘미래에 관한 회상’이라는 기조강연을 하는 알렉시예비치는 19일 기자회견에서도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핵발전소 사고로 인한 피해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전쟁은 길어야 10여년이면 끝나지만, 핵발전소 사고라는 이 새로운 전쟁은 수만년에 걸쳐 지속적인 피해를 줄 수 있고, 지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무서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시예비치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서울국제문학포럼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을 포함해 세계적 수준의 문인들과 한국 문인들이 한데 모여 문학과 인류의 관심사를 논하는 저명한 문학 행사로 자리 잡았다. 비록 올해 참가 예정이었던 이들 가운데 줄리아 크리스테바와 하진이 불참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었지만,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알렉시예비치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 그리고 해마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소말리아 작가 누르딘 파라, 인도 소설가 아미타브 고시, 미국 시인 로버트 하스, 중국 소설가 위화, <종군위안부>의 한국계 미국 작가 노라 옥자 켈러 등 국외 문인 13명과 고은, 김우창, 정현종, 황석영, 현기영, 장강명 등 한국 문인 50여명이 참가한다.

2000년과 2005년, 2011년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의 참여 작가들은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교보컨벤션홀과 세미나룸에서 ‘새로운 환경 속의 문학과 독자’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이어 간다. 오전에는 알렉시예비치·고은·김우창(23일), 앙투완 콩파뇽·김승희·정현종·황석영(24일), 르 클레지오·유종호·현기영(25일)의 기조강연이 있고, 오후에는 작가 및 학자 28명이 △우리와 타자 △세계화 시대의 문학 △다매체 시대의 문학 △작가와 시장 등 4개 주제로 나누어 발제와 토론을 벌인다.

본행사와는 별도로 주요 참여 작가들의 개별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알렉시예비치는 22일 오후 2시 서울대와 24일 오후 2시 서강대에서 행사를 한다. 르 클레지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대에서, 앙투완 콩파뇽은 23일 오후 4시 연세대에서, 누르딘 파라는 24일 오후 2시 경희대에서 행사를 하며, 로버트 하스와 고은 시인은 23일 오후 4시 천안 단국대에서 행사를 한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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