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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빈털터리가 된 사연

등록 2017-06-22 18:40수정 2017-06-22 18:59

책거리
“미미여사는 역시 <외딴집>이죠.” “아니, 그 책의 진가를 알아보시다니 너무 반가워요!”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 대모, 미야베 미유키의 팬인 언니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던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가 직접 제게 신용카드를 돌려주며 심드렁하게 말했습니다. “카드가 안 되네요.” 충격이었습니다. 월급날은 멀었는데 한도액 초과라니.

지난주 하루 휴가를 내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았습니다. 입장권을 사서 들어갈 때만 해도 곧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서점 주인이자 가수 요조의 모습이 인쇄된 예쁜 폴리백을 공짜로 챙기면서도 몰랐죠. 양손에 든 폴리백 안에 책과 사은품(굿즈)을 가득 넣고 빈털터리가 돼 서 있을 줄이야…. 함께 갔던 언니는 다음날 또다시 도서전을 찾아 소설가 김훈의 사인을 받았다나요. 17일 토요일 하루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인 이번 행사에서 출판·서점계는 희망의 싹을 보았답니다.

저는 그곳에서 로망을 구입했나 봅니다. 챙겨온 책들 상당수가 여행기네요.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은행나무)을 가장 먼저 아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언니는 그곳에 가고 싶어 ‘히말라야병’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 주자인 여성 작가 하야시 후미코의 말처럼 사람에 지치고, 상황에 질렸을 땐 책 속이든 산속이든 떠나는 게 답입니다. 방랑·방황할 땐 책을 벗삼는 것이 덜 외롭고 폼도 나겠죠. 청계천에 발 담근 여성 혁명가들의 이야기 <세 여자>(조선희 지음, 한겨레출판)를 들고 그들처럼 강가나 냇가를 찾는 것도 좋겠습니다. <신여성, 개념과 역사>(김경일 지음, 2016, 푸른역사)를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 다음달 초부터 쏟아질 ‘신간 폭탄’도 기다려주십시오. 기대작이 많답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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