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지마 히로시·배항섭 엮음/너머북스·2만7000원 19세기 동아시아를 읽는 눈
미야지마 히로시·배항섭·이경구 엮음/너머북스·2만8000원 서구 중심의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역사상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시도를 펼쳐온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의 ‘19세기의 동아시아’ 연구모임이 <동아시아는 몇 시인가?>(2015)에 이은 새로운 연구 결과물을 단행본 두권으로 내놨다. <동아시아에서 세계를 보면?>은 ‘‘역사의 길목에 선 동아시아 지식인들’이라는 부제처럼 19세기 이른바 ‘근대 전환기’에 놓였던 동아시아 전통적 지식인들의 고뇌를 다뤘다. 기존 연구들은 당시 새롭게 등장했던 근대적 엘리트에 주로 초점을 맞췄는데, 이 책은 서구중심적 근대의 논리 속으로 회수될 수 없는 전통적 지식인들의 사유에 집중했다. 전통적 지식인들의 경제 개념, 국가에 대한 관념, 학술적 행보의 갈래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을 묶었다. 서구·근대중심적 접근을 넘어 동아시아의 역사를 ‘내재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데 주된 특징이 있다. 한국·중국·일본의 전통 지식인들이 서구 경제학에 대응되는 수준의 ‘경제’ 이론을 이미 가다듬고 있었다거나, 동학농민운동이 유교적 이념에 근거해 체제 변혁에 나섰다는 등 기존의 선입관을 깨뜨리는 연구 내용들이 흥미롭다. <19세기 동아시아를 읽는 눈>은 이들 연구의 지향성과 방법론을 가다듬은 책이다. 동아시아 연구에서 전근대와 근대라는 이분법이 드러낸 결함을 지적하고, ‘근대 전환기’를 ‘변화와 지속’ 그리고 ‘관계와 비교’ 관점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이 담겼다.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석좌교수는 총론격인 ‘동아시아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위하여’에서 ‘방법으로서의 동아시아’를 제기한다. 그는 “동아시아 연구는 단지 동아시아 지역에 머물지 않는 보편적인 의미를 지녀야 하며, 기존의 학문 체계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사회과학·인문과학을 구분하는 데에서 온 폐해를 넘기 위해 분과 학문체계의 극복을 주장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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