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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민중정치를 위해 중립을 금한다”

등록 2017-09-14 18:46수정 2017-09-14 19:15

[잠깐 독서]

데모크라티아-정치를 발명한 그리스에 묻다
유재원 지음/한겨레출판·1만6000원

민주주의, 정확히 말하면 민중정치는, 싸움과 모순의 역사다. 언어학자인 유재원 한국외대 명예교수(그리스학)가 쓴 <데모크라티아>는 그리스가 귀족정에서 폭군정을 거쳐 민중정으로 가는 모순과 분열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자유시민들 사이의 완전한 평등을 추구했던 스파르타는 바로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자유시민을 군사로 만들고 시민권을 억압했다. 비슷한 시기 아테네는 절대군주 솔론을 통해 중도적 개혁을 실현했지만 민중정치의 날카로운 측면만은 놓치지 않았다. “내란이 일어났을 때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은 사람은 불명예를 당하고 공적인 일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솔론의 ‘중립금지법’은 민중정치는 의무와 권리, 자유와 참여 사이 긴장관계에서 자란다는 증언과도 같다. 책은 폭군정이 이룬 업적과 함께 폭군을 제거하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그리스의 시민영웅들을 모두 평등하게 기술한다. “폭군은 어떤 업적을 이루었든 그리스인들은 그를 독재자로 기억할 뿐, 절대 영웅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책 말미에 78살 약사가 경제 위기 앞에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자살했던 2012년 그리스로 돌아와 “민중정치를 탄생시킨 그리스의 근현대사는 오로지 민중정치를 쟁취하기 위한 역사”라고 결론 내린다. 이 말 앞에서 민중정치는 어떤 고정태가 아니라 진행형이 된다. 이 말을 한국의 현실로 가져오면, 촛불혁명 이후 쟁취한 것보다는 가야 할 길을 내다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에서 묘사하는 민중정치의 도전과 성공, 실패가 우리가 지금 겪는 민주주의를 둘러싼 문제들의 원형이면서 미래인 이유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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