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시상식
‘조선적’ 재일동포 작가 김석범
“4·3 자리매김은 통일의 초석”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첫 수상자인 김석범 작가가 17일 수상 연설을 하고 있다.
“저도 통일 갈망자 중 한 사람입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부터 고향 상실, 조국 상실의 유랑민 디아스포라 신세입니다만. 한 나라의 국민에게 국적이라는 뒷받침이 필요하다면, 국적이 없는 저는 이 나라의 국민은 아니나 삼천리 강산에 존재하고 있는 한겨레의 일인인 국외동포입니다. 국외동포는 한겨레가 아닌가요?”
재일동포 작가 김석범은 17일 오후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 안 캠프 그리브스의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제1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조선적’ 재일동포 작가로서 글을 쓰고 생활하는 자신의 처지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대하소설 <화산도> 등의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4?3은 아직 제 이름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4·3의 역사 자리 매김은 8·15 이후 한국 해방 공간의 역사 바로 세우기, 역사 재검토, 재심과 불가분의 과업이자 앞으로 남북 평화통일의 든든한 담보,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장편 와 <한 명>의 소설가 김숨이 ‘제1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김숨은 “수상 소식을 듣고 전쟁과 분단의 비극과 탈향, 이산가족의 고통을 일평생을 통해 문학으로 승화시킨 이호철 선생님의 삶을 되새겨 보았다”며 “동시대의 삶들을 어루만지고 끌어안으며 정직하게 작가의 길을 성실히 걸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장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와 자문위원장임 김우종 문학평론가 등 문인과 상을 주관하는 서울 은평구의 김우영 구청장 및 구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18일 오후 2시부터는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수상 기념 심포지엄이 열린다. 수상자 김석범의 기조강연에 이어 문학평론가 고명철?김계자?김동현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시상식에 앞서 16일 오후에는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이호철 1주기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파주/글·사진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