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혈의 누’부터 ‘태백산맥’까지…시대를 읽는다

등록 2017-09-20 19:18수정 2017-09-20 21:41

12월까지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서
근현대 베스트셀러 24편 특별전
집필도구·사진 등 추가자료 전시도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이 마련한 베스트셀러 특별전 ‘소설에 울고 웃다’ 포스터(왼쪽부터)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육필 원고, 안국선의 소설 <금수회의록> 표지,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곡 엘피 음반. 한국근대문학관 제공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이 마련한 베스트셀러 특별전 ‘소설에 울고 웃다’ 포스터(왼쪽부터)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육필 원고, 안국선의 소설 <금수회의록> 표지,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곡 엘피 음반. 한국근대문학관 제공
한국 근현대 문학 초창기부터 1980년대까지 베스트셀러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소설에 울고 웃다’라는 이름으로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6일 개막해 12월10일까지 열리는 근현대 베스트셀러 특별전이 그것. 1906년 작인 이인직 소설 <혈의 누>에서부터 1983년에 1권이 출간된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까지 작품 24편이 전시에 나온다.

전시는 연대순에 따라 다섯 부분으로 나뉜다. <혈의 누>와 함께 <월남망국사>(소남자) <금수회의록>(안국선)이 나오는 1900년대를 시작으로 <장한몽>(조중환) <추월색>(최찬식) <무정>(이광수) 등이 포함된 1910~20년대를 지나 <고향>(이기영) <순애보>(박계주) <찔레꽃>(김말봉) 등의 1930년대로 나아간다. 이어서는 <자유부인>(정비석) <광장>(최인훈) <토지>(박경리) 등의 1950~60년대를 거쳐 <별들의 고향>(최인호) <겨울여자>(조해일) <영자의 전성시대>(조선작) <인간시장>(김홍신) <태백산맥>(조정래) 등 1970~80년대 베스트셀러 소설들로 전시가 마감된다. 전시에 나오는 책은 대체로 문학사에 비중 있게 언급된 작품들이지만, 송완식의 소설 <명금>(1921)은 웬만한 문학 연구자에게도 생소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당시 크게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 <더 브로큰 코인>(The Broken Coin)을 각색한 작품. 송완식은 주시경이 운영한 조선어강습원 출신인데, 이번 전시에는 주시경 타계 4개월 전 같이 찍은 졸업사진도 처음 공개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만이 아니라 작가의 집필 도구와 사진 등 50여점의 추가 자료 역시 전시에 포함시켜 관람객이 흥미를 느끼도록 배려했다. 이광수가 글을 쓸 때 사용한 책상 위에 두었다는 청동 불상, 박경리의 호미와 육필 원고, 영화 <자유부인> 리플릿,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곡 엘피 음반, <인간시장> 영화관에서 관객에게 나누어 주었던 성냥 등으로 다채롭다. 전시장에서는 또 <흙> <순애보> <자유부인> 등 이번 전시에 나온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일부를 감상할 수도 있다.

전시 개막일인 26일 오후 3시에는 작가 김홍신이 ‘한국 소설과 베스트셀러, 그리고 <인간시장>’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하며, 낭독 전문가 공혜경이 <토지>와 <인간시장> 등 전시된 작품을 낭독하는 공연을 펼친다. 문학관은 11월 중순께 베스트셀러와 관련한 포럼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20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5년만 해도 베스트셀러 50편 중에 소설이 15종 정도고 그중 12~13종이 한국 소설이었던 반면, 그로부터 10년 뒤인 2015년에는 베스트셀러에서 문학의 비중이 줄고 그나마 베스트셀러 소설도 대부분 외국 소설이 점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소설이 주를 이루었던 베스트셀러의 역사를 돌이켜 봄으로써 위축된 문학의 사회적 위상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시 기획 취지를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