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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잠깐 독서] 힙합, ‘지금 여기’를 사는 청춘의 자화상

등록 2017-09-21 19:24수정 2017-09-21 19:48

지금 여기 힙합
김수아·홍종윤 지음/스리체어스·1만2000원

힙합은 “가난과 폭력, 인종 차별에 시달리던 미국의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저항정신을 표출하기 위해 개척한 음악 장르”다. 그렇다면 오늘날 청년문화의 주류가 된, ‘지금 여기’의 힙합은 도대체 무엇인가?

문화연구자 김수아와 홍종윤이 쓴 <지금 여기 힙합>은 힙합이 한국에서 수용된 맥락과 한국 힙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성격 등을 파헤친 책이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을 전달한다는 취지의 ‘북저널리즘’ 시리즈의 하나로, 짧은 분량 안에 핵심적인 내용들을 압축했다.

한국 힙합은 그 모호한 위치 때문에 늘 다양한 논쟁거리를 만들어낸다. 한국 힙합은 미국에서처럼 거리(사이퍼)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주로 만들어졌다. 힙합 커뮤니티에 있는 ‘자유녹음게시판’(자녹게)이 보여주듯, 한국 힙합은 주로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된다. 힙합이 대학 전공으로 존재한다거나, 광범위하게 랩 레슨이 이뤄진다는 것도 특징이다. 힙합 뮤지션의 성공 척도가 되어버린 랩 오디션 방송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는 그 정점에 있다. 이를 두고 지은이들은 “한국 힙합은 자기계발 서사의 장이 되었다”고 풀이한다.

미국에서 힙합의 ‘진정성’이 인종적·성별적 배경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면, 한국에서는 상업성과 독립성, 방송국과 홍대, 사랑과 삶, 모방과 독창 등의 갈등 구도 속에서 힙합의 ‘진정성’이 논의된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힙합은 “신자유주의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청춘의 자화상이자 그들의 생각과 행동 양식을 함축한 문화 코드”라 짚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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