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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인간, 바이러스의 광활한 서식지

등록 2017-10-12 19:59수정 2017-10-13 14:54

[잠깐 독서]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꿈꿀자유·2만2000원

환경·과학 논픽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데이비드 콰먼은 ‘믿고 보는' 작가다. 휴양지로 익숙한 인도네시아 발리섬과 롬복섬 사이 바다에서 찰스 다윈의 맞수 알프레드 월리스와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도도의 노래>)나 식인 맹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신의 괴물>)에 빠져들다 보면 과학도 이렇게 생생하게 풀어낼 수 있구나 하고 놀란다.

그의 관심사는 최근 바이러스나 병원체 등 극미의 세계로 향하고 있다. 최근작 중에선 2015년 에이즈를 다룬 <침팬지와 강>과 2012년 병원체의 ‘종간전파’를 소재로 한 <스필오버>(원제)가 미번역 상태였는데, 후자가 이번에 나왔다.

조류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인수공통 감염병의 공포는 현대사회에서 일상화됐다. 사실 인간과 동물은 예로부터 질병을 나눠왔다. 현재 알려진 모든 감염병 중 약 60%가 인간과 동물을 왕래하거나 이 과정에서 확립된 질병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리 호들갑일까?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와 서식지 훼손으로 동물은 이제 갈 곳이 없다. 반면 인간은 70억명을 넘어서며 대폭발하고 있다. 바이러스에게 인간이라는 광활한 서식지이자 숙주가 펼쳐진 것이다. 인간이 멸종한다면 바이러스 때문일 거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저자는 2003년 774명 사망자를 낸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를 ‘인류가 정말 운 좋게 잘 빠져나온 사건'이라는 시각을 소개한다.

책은 핸드라, 에볼라 바이러스, 마르크부르크병 등이 휩쓸고 간 현장을 여행하며 병원체와 동물 그리고 인간이 맺는 관계를 문명사적으로 끌어올린다. 최근 수의학계에서는 ‘원헬스’라는 개념이 화두다. 인간과 동물의 안녕이 연결되어 있다는 깨우침, 이 책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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