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진사이 지음, 최경열 옮김/그린비·각 권 1만6000원 일본 에도 시대에 활약한 유학자 이토 진사이(1627~1705)의 저작인 <어맹자의>와 <대학정본·중용발휘>가 최근 우리말로 번역 출간됐다. 이로써 2013년 <동자문> 출간을 시작으로 2016년 <논어고의> <맹자고의>로 이어졌던 ‘이토 진사이 선집’이 완간을 맞이하게 됐다. 이토 진사이는 주자학을 비판하고 유교 경전들을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해석하려는 시도로 일본 근대사상사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꼽힌다. <어맹자의>는 진사이의 만년 저작으로, 그가 논어와 맹자를 자기 식대로 읽어낸 <논어고의>와 <맹자고의>를 쓰면서 정리한 주요 개념들을 사전처럼 풀어놓은 책이다. 주희의 제자인 진순이 쓴 성리학 개념어 사전인 <북계자의>를 염두에 뒀지만, 내용에서는 주희의 유교 경전 해석과 성리학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예컨대 ‘리’(理)에 대한 풀이를 보면, 진사이는 “성인은 늘 ‘도’(道)자를 써서 말했고 ‘리’자를 언급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 (…) 후세의 유자들은 전적으로 논리적인 글을 위주로 했지 덕행을 근본으로 하지 않았다”며, ‘리’에 매달린 성리학자들을 비판했다. 개념어 사전의 시작을 ‘천도’(天道)로 시작하는 데에서도 추상적 원리인 ‘리’가 아니라, ‘실’(實)로서 삶 속의 윤리를 강조한 진사이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일본 고의학파를 창시한 유학자 이토 진사이(1627~1705)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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