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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안중근은 메이지 천황을 존경했다”

등록 2017-11-09 19:30수정 2017-11-09 20:14

 
 
메이지라는 시대 1, 2
도널드 킨 지음, 김유동 옮김/서커스·각 권 3만원

메이지 유신으로 상징되는 일본 근대화는 한국의 근·현대에 결정적 영향을 줬지만, 국내에서는 의외로 대중적 연구서를 찾기 힘들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본학 학자인 도널드 킨 전 컬럼비아대 교수의 저작은 그런 갈증을 해소해주는 책이다. 원제 <메이지와 그의 세계, 1852~1912>가 말해주듯 킨은 메이지(1852~1912)라는 천황을 중심으로 일본 근대화의 안팎을 파헤친다.

초점은 막부 타도로 일본 국권의 상징이 된 메이지라는 천황, 근대화의 주역이던 조슈 및 사쓰마 지역 출신의 반막부 사무라이들, 근대화 과정에서 조선 등 주변국과의 관계이다. 메이지 유신의 주역들이던 사이고 다카모리는 반란을 일으켰고, 오쿠보 도시미치는 암살됐고, 기도 다카요시는 유신에 회의를 품고 병상에서 죽었다. 킨은 이런 격란과 안팎의 반란이 계속되던 상황에서 일본 근대화가 성공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를 메이지 천황의 존재에서 찾는다. 근대화에서 천황은 상징적 존재였지만, 메이지 천황의 그 상징적 존재 자체가 근대화의 중심을 잡아줬다는 것이다.

메이지와 이토 히로부미의 관계, 이토를 처단한 안중근에 대한 그의 시각은 이를 잘 보여준다. 안중근은 반일주의자가 아니었고, 안중근이 가장 존경한 인물은 메이지 천황이며, 그는 ‘이토가 의도적으로 천황을 기만했다’고 통렬하게 고발했다고 킨은 적고 있다. 안중근에 의하면, 천황이 바라던 것은 한국의 예속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국의 독립이라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주장은 근대화를 둘러싼 일본 내부의 갈등에 그가 집요하게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는 한 증거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외형적으로 성공했지만, 결국 전쟁의 참화를 부른 실패로 귀결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일본 근대화의 갈등임을 킨은 보여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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