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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토건국가의 카르텔 ‘개발공사’ 를 분석한다

등록 2005-11-30 21:27

홍성태 엮음 ‘개발공사와 토건국가’
홍성태 상지대 교수는 지난 2년여 동안 ‘토건국가’ 문제에 몰두해왔다. 원래 이 개념은 개번 맥코맥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교수가 일본 사회를 분석하는 데 사용했다. “권력의 재생산과 이윤의 분배과정에서 건설행위를 통해 대규모의 ‘나눠먹기 체계’가 형성되는 국가”가 토건국가다. 홍 교수는 이를 한국사회에 적용시켰다. 그가 보기에 토건국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일본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다. 한국은 “토건업과 정치권이 유착해 세금을 탕진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국가”의 전형이다. 이제 국내 학계에서도 토건국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이 됐다.

<개발공사와 토건국가>(홍성태 엮음·한울아카데미 펴냄)는 ‘토건국가 패러다임’으로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홍 교수를 비롯해 변창흠 세종대 교수, 서재철 녹색연합 정책국장, 우석훈 초록정치연대 정책실장, 오성훈 공간연구집단 연구원 등 9명이 함께 글을 썼다.

이들이 토건국가 한국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매개는 6개 개발공사다.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농업기반공사, 한국토지공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개발공사는 박정희 시대의 폭압적 근대화의 주역이라는 게 글쓴이들의 판단이다. 중요한 것은 박정희 시대가 끝난 뒤에도 이들 개발공사가 그대로 살아남아 한국의 토건국가적 본질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쓴이들은 개발공사를 “개발독재의 전위대”라고 규정한다. 정치권과 토건업체, 개발공사 사이의 정·관·경 유착을 기본으로 삼고, 여기에 학계와 언론이 각종 개발사업을 합리화하는 토건국가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발공사와 토건국가>는 그 메카니즘을 각 개발공사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분석했다.

홍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독재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군대와 경찰이라는 물리력이나 고도성장을 위한 산업·기업정책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그러나 개발독재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개발공사의 형성과 작동을 밝히는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토건국가라는 개발독재와 고도성장의 구조적 유산을 청산하지 않고는 경제와 사회의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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