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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판문점 훈풍 타고 문학교류 재시동

등록 2018-05-02 17:52수정 2018-05-02 19:14

백남룡 소설 ‘벗’ ‘60년 후’ 등
북한 베스트셀러 정식 출간

민족작가대회 남쪽 개최
‘통일문학’ 속간도 추진
남북정상회담의 훈풍이 문학·출판 쪽으로도 불어오고 있다. 북한 소설이 번역 출간되고, 2005년 평양에서 한 차례 열렸던 남북작가대회 재개, 그리고 2009년 3권까지 발행됐던 남북 공동 문예지 <통일문학> 속간도 추진되고 있다.

북한 작가 백남룡의 베스트셀러 소설 <벗> 출간이 신호탄이 되었다. 출판사 아시아는 ‘아시아 문학선’ 제16권으로 <벗>을 출간하고 2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아시아출판사 주간인 소설가 방현석은 이 자리에서 “아시아 문학선은 서구가 주도하는 세계문학과 구별되는 새로운 세계문학을 표방하며 베트남 작가 바오닌의 소설 <전쟁의 슬픔>(2012)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인도, 타이완(대만), 오키나와 등의 문학작품을 소개해왔다”며 “이제는 거기에서도 비어 있었던 북한 문학 작품을 한국 문학 및 다른 아시아 문학과 비교하면서 읽어볼 때가 되었다는 판단에서 <벗>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벗>에 이어 백남룡의 또 다른 장편 <60년 후>(1985)를 다음주에 출간하고, 역시 북한의 베스트셀러인 남대현의 <청춘송가 1, 2>와 <북한단편소설선>도 이달 안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5년 7월20일 평양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환영 연회가 끝난 뒤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마주친 소설가 백남룡. 평양/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2005년 7월20일 평양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환영 연회가 끝난 뒤 인민문화궁전 앞에서 마주친 소설가 백남룡. 평양/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북한에서 1988년에 출간된 <벗>은 노동자 출신 여성 채순희가 예술단 가수가 된 다음 선반공인 남편 리석춘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을 중심으로 사랑과 결혼, 일과 가정, 그리고 관료주의와 인간성의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2011년 프랑스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매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60년 후>는 <벗>과 마찬가지로 10년 동안 노동자 생활을 한 백남룡의 장점을 잘 살린 소설로, 퇴직하는 공장 지배인과 후배 세대의 갈등과 관료주의 문제 등을 다루었다. 또 <청춘송가>(1987)는 대학생 남녀의 사랑과 일을 밝고 경쾌한 문체로 그린 “북한 청년들의 연애 교과서 같은 소설”이라고 방현석은 소개했다.

<청춘송가>와 <벗>은 각각 1988년과 1992년에 ‘북한 바로 알기’ 운동 차원에서 남쪽에서 출간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는 남과 북 사이에 저작권 협약이 맺어지기 전이어서 정당한 계약을 거치지 않은 ‘해적출판’인 셈이었다. 아시아 문학선은 북쪽과 협의에 따라 북한 저작물에 대한 사전협상권을 갖고 있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저작권 계약을 맺은 정식 출간물이다. 2004년 결성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주선으로 벽초 손자인 북한 작가 홍석중의 소설 <황진이>와 <서산대사>(최명익),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림종상) 같은 북한 역사소설들이 2004~2006년 무렵에 출간된 바 있다. 이 책들은 지금도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한편 2005년 평양에서 열린 민족작가대회에 이어 2006년 7월 남북 문인들이 금강산에 모여 결성한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협회 집행위원장인 소설가 정도상이 이날 간담회에 동석해 “2005년 평양에서 한 차례 열고 중단된 민족작가대회를 남쪽에서 열고, 2009년 3호까지 내고 중단한 <통일문학> 역시 속간하는 문제를 북쪽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남북간 문학작품 및 작가 교류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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