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연습장 ⑧|끝내다 : 마치다
다한 일 못다한 일
[오늘의 연습문제]
다음 부사어들 가운데 ‘끝내다’와 어울리는 것에 ○표, ‘마치다’와 어울리는 것에 △표를 하시오.
대충, 중도에, 빨리, 성황리에, 순조롭게, 서둘러,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무사히 [풀이] 한번 시작하면 그만두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때가 많다. ‘끝내다’와 ‘마치다’는 이런 얄궂은 인생 사정을 살피게 해주는 낱말이다. 의지나 의도의 개입 여부는 두 낱말을 구별해주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의지가 미칠 수 있는 일에는 ‘끝내다’가, 그렇지 않은 일에는 ‘마치다’가 어울린다. 일생, 여생, 생애(세상) 등에는 ‘마치다’만 쓰인다. 외부로부터 주어진 탓에 의지가 통하지 않는 일, 이를테면 기간이나 제도가 체계적으로 성립되어 있는 학업, 석사과정, 학기, 임기, 군복무, 연수, 임무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은 중도하차할 수는 있어도 그 과정 자체를 ‘끝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의지를 내세워 꾀한 일은 ‘끝내지’ 않는 이상 끝날 가능성이 없다. 고행, 단식, 고문, 점령, 통치같이 의도가 강하게 미치는 일이라면 더욱더 강력한 의지로써 끝을 낼 수밖에 없다. 이렇듯 ‘마치다’가 순응적이고 소극적이라면 ‘끝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함의를 지닌다. 중도에 그만둘 수 있는가 없는가는 두 낱말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다. 끝까지 마무리하지 않고 의지를 개입시켜 도중에 그만두었다면 ‘끝내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예정대로 다 수행했다면 ‘마치다’다. 그러니 “적당히 끝내다”는 돼도 “적당히 마치다”는 안 되며, “완전히 끝내다”는 자연스러워도 “완전히 마치다”는 의미중복 탓에 어색하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끝내다’와 ‘마치다’는 자주 혼용된다. ‘끝내다’가 구어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마치다’는 격식 있는 말이나 문어로서 뒷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다’가 더 어울리는 곳에 ‘끝내다’가 비집고 들어오곤 한다. 이를테면 수속, 채비, 숙제, 일 등, 곰곰이 따져보면 ‘마치다’와 어울리는데도 일상회화에서는 ‘끝내다’를 쓰는 경우가 많다. ‘끝내다’는 일의 성격이 부정적일 때 쓰이는 경향이 있다. 집착, 복수, 싸움, 분열, 방황 같은 것은 ‘끝내야’ 바람직하다. “관계를 끝내다”처럼 본래는 끝내는 일이 부자연스럽거나 힘든 일을 억지로 마감하는 것도 ‘끝내다’다. 두 낱말을 수식하는 부사어들을 떠올리면 이런 차이가 또렷이 드러난다. ‘대충, 빨리, 갑자기,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서둘러, 도중에’ 등은 ‘끝내다’와, ‘순조롭게, 성황리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등은 ‘마치다’와 어울린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마쳐야 할 일은 마치고 끝내야 할 일은 끝낼 일이다. [요약] 끝내다: 의지나 의도가 작용함|중단 가능|적극적인 노력이 필요|주로 부정적인 일 마치다: 의지나 의도가 작용하지 않음|중단 불가능|순응하는 인내심이 필요|긍정적인 일 김경원/ 문학박사·한국근대문학 [답] ○표: 대충, 중도에, 빨리, 서둘러,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표: 성황리에, 순조롭게, 무사히
대충, 중도에, 빨리, 성황리에, 순조롭게, 서둘러,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무사히 [풀이] 한번 시작하면 그만두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때가 많다. ‘끝내다’와 ‘마치다’는 이런 얄궂은 인생 사정을 살피게 해주는 낱말이다. 의지나 의도의 개입 여부는 두 낱말을 구별해주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의지가 미칠 수 있는 일에는 ‘끝내다’가, 그렇지 않은 일에는 ‘마치다’가 어울린다. 일생, 여생, 생애(세상) 등에는 ‘마치다’만 쓰인다. 외부로부터 주어진 탓에 의지가 통하지 않는 일, 이를테면 기간이나 제도가 체계적으로 성립되어 있는 학업, 석사과정, 학기, 임기, 군복무, 연수, 임무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은 중도하차할 수는 있어도 그 과정 자체를 ‘끝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의지를 내세워 꾀한 일은 ‘끝내지’ 않는 이상 끝날 가능성이 없다. 고행, 단식, 고문, 점령, 통치같이 의도가 강하게 미치는 일이라면 더욱더 강력한 의지로써 끝을 낼 수밖에 없다. 이렇듯 ‘마치다’가 순응적이고 소극적이라면 ‘끝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함의를 지닌다. 중도에 그만둘 수 있는가 없는가는 두 낱말을 구분하는 중요한 단서다. 끝까지 마무리하지 않고 의지를 개입시켜 도중에 그만두었다면 ‘끝내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예정대로 다 수행했다면 ‘마치다’다. 그러니 “적당히 끝내다”는 돼도 “적당히 마치다”는 안 되며, “완전히 끝내다”는 자연스러워도 “완전히 마치다”는 의미중복 탓에 어색하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끝내다’와 ‘마치다’는 자주 혼용된다. ‘끝내다’가 구어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마치다’는 격식 있는 말이나 문어로서 뒷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다’가 더 어울리는 곳에 ‘끝내다’가 비집고 들어오곤 한다. 이를테면 수속, 채비, 숙제, 일 등, 곰곰이 따져보면 ‘마치다’와 어울리는데도 일상회화에서는 ‘끝내다’를 쓰는 경우가 많다. ‘끝내다’는 일의 성격이 부정적일 때 쓰이는 경향이 있다. 집착, 복수, 싸움, 분열, 방황 같은 것은 ‘끝내야’ 바람직하다. “관계를 끝내다”처럼 본래는 끝내는 일이 부자연스럽거나 힘든 일을 억지로 마감하는 것도 ‘끝내다’다. 두 낱말을 수식하는 부사어들을 떠올리면 이런 차이가 또렷이 드러난다. ‘대충, 빨리, 갑자기,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서둘러, 도중에’ 등은 ‘끝내다’와, ‘순조롭게, 성황리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등은 ‘마치다’와 어울린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마쳐야 할 일은 마치고 끝내야 할 일은 끝낼 일이다. [요약] 끝내다: 의지나 의도가 작용함|중단 가능|적극적인 노력이 필요|주로 부정적인 일 마치다: 의지나 의도가 작용하지 않음|중단 불가능|순응하는 인내심이 필요|긍정적인 일 김경원/ 문학박사·한국근대문학 [답] ○표: 대충, 중도에, 빨리, 서둘러,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표: 성황리에, 순조롭게,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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