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순 지음/김영사·2만8000원 6월12일 세계의 눈은 싱가포르로 향한다. 사상 최초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국으로 낙점된 싱가포르는 결코 작지 않다. 아시아의 4룡, 경제·무역의 중심지, 아시아 국민소득 1위, 행복지수 1위, 강력한 안보….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른다. 싱가포르를 설명할 때 중국을 떼놓을 수 없다. 중국계 인구 비율이 77%에 이르고, 중국어가 영어·말레이어·타밀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된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 싱가포르는 ‘한 점’에 지나지 않는다. 면적이 중국의 1만3769분의 1, 인구는 280분의 1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 국가가 성취한 업적이 놀라울 뿐이다. 그래서일까. 중국 공산당 간부들 사이에선 “싱가포르에 다녀오셨냐”는 인사가 어색하지 않다. 중국은 이 ‘한 점’ 싱가포르를 발전 모델로 삼았다.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덩샤오핑은 ‘통치되고 관리되는 사회’를 목표로, “싱가포르 같은 도시 1000개를 만드는 꿈을 꾼다”고 했다. 청렴·효율을 중시하는 인민행동당을 보며 정치 개혁을 단행했으며, 이 유산은 시진핑 집권 1기의 화두 ‘의법치국’으로 이어졌다. 쑤저우공업단시, 톈진생태도시, 광저우 지식도시는 싱가포르의 도시화를 본뜬 개발 사업의 결과물이다. 중국 전문가인 지은이가 직접 현지를 방문하고,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를 만나 싱가포르의 저력을 분석하고 제언했다. 중국의 ‘싱가포르 드림’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덩샤오핑과 막역했던,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싱가포르가 할 수 있는데 왜 중국이 할 수 없겠냐”던 덕담은 이제 현실이 됐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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