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과 갈등,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땅
박선영 지음/한울아카데미·3만6000원 만주는 근대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협력과 갈등의 중요한 무대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동아시아에서 냉전 체제가 본격적으로 해체될 조짐을 보이면서 또다시 만주가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에서 여러 나라의 이해 관계가 다양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 계획에서 만주는 북방 개방의 창구로 그 위상이 제고됐다.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는 러시아에게도 만주를 포함한 극동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남북관계 등 한반도의 상황이 여기에 그 무엇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 만주학회 창립을 주도한 박선영 세종대 교수가 최근 펴낸 <글로컬 만주>는 이처럼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만주 지역을, 그 ‘글로컬’(글로벌+로컬)한 특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책이다. 지은이는 1920~1930년대 국제 민간 학술단체인 ‘아이피아르’(IPR, Institute of Pacific Relations)와 국제기구인 ‘국제연맹’에서 만주를 두고 벌인 활동을 주로 연구했다. 1925년 미국 지식인들이 주도해 “태평양 제 국민의 상호관계 개선을 위한 연구”를 목적으로 결성한 아이피아르는 초기 형태의 비정부기구(NGO)이기도 했다. 이 기구는 나중에 서양에서 동아시아학, 곧 ‘지역학’을 형성·확장시키는 토대가 됐다. 아이피아르는 외양으로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통한 학술 교류를 추구했지만, 각국의 정치적 입장과 이해관계가 반영되는 장이기도 했다.
1932년께 만주국에서 활동 중인 일본 제국 육군의 모습. 출처 ww2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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