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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위대한 소비자가 위대한 식재료를 만든다

등록 2018-08-02 18:57수정 2018-08-02 19:07

위대한 식재료
이영미 지음/민음사·1만6000원

많이 먹기, 여행 가서 먹기, 혼자 먹기, 만들어 먹기 등으로 끊임없이 변주되는 ‘먹방’(먹는 방송)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단순하고 소박한 한 그릇을 찾는 손길이 늘어나는 것 같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넘쳐나는데,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은 더 깊어진다. 그런 독자의 입맛을 당길 만한 책이다. 탁월한 관찰력으로 대중예술을 연구해왔던 지은이가 식재료의 ‘절정’을 포착해 산지를 찾아 생산자를 취재한 결과를 담았다. <참하고 소박한 우리 밥상 이야기> <나를 위한 제철 밥상>에 이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풀어냈다.

이번엔 애써 기본 품목을 골랐다. “따지고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위대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믿음으로 말이다. 대상은 소금, 쌀, 장부터 콩, 달걀, 돼지고기, 멸치, 딸기, 막걸리까지 산해진미를 아우른다. 유정란, 방사란, 유기농 달걀, 동물복지인증 달걀이 어떻게 다르고, 토마토와 굴이 가장 맛있는 달은 언제인지, 포항에서 자란 시금치(포항초)는 그냥 시금치와 어떻게 다르고, 민통선 안에서 자란 ‘장단콩’은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이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식재료를 잘 골라 조리해 먹는 일은 한층 즐거워진다.

지은이는 식재료를 가꾸고 유통하는 이들의 노고를 조명하는 데도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그러면서 위대한 식재료는 위대한 소비가 만든다고 분석한다. “까다로운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위대한 식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신명 나게 일할 것”이란 주장에서 본연의 맛을 지켜내고자 하는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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