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턴 마설리스·제프리 C. 워드 지음, 황덕호 옮김/포노·1만6000원 “난 재즈가 싫어요.” 영화 <라라랜드> 속 미아(엠마 스톤)의 말에 세바스천(라이언 고슬링)은 그를 어느 재즈 클럽으로 데리고 간다. “사람들이 재즈를 싫다고 말하는 건 재즈의 역사나 뿌리를 몰라서 그래요. 재즈는 뉴올리언스 싸구려 여관에서 탄생했죠. 장소는 좁은데 사람들은 넘쳐나지, 서로 언어가 달라서 말은 못하지, 그래서 태어난 소통법이 재즈였어요.” 세바스천은 진지한 얼굴로 재즈 설파를 이어간다. “재즈는 그냥 듣는 음악이 아니에요. 얼마나 치열한 대결인지 직접 봐야 해요. 저 친구들 보세요. 저 색소폰 연주자요. 방금 곡을 가로채서 멋대로 가지고 놀아요. 다들 새로 작곡하고 편곡하고 쓰면서 선율까지 들려주죠. 이젠 또 트럼펫이 할 말이 있군요. 서로 충돌했다가 다시 타협하고 그냥…. 매번 새로워요. 매일 밤이 초연이에요. 진짜 기가 막혀요.” 윈턴 마설리스의 책 <재즈 선언>을 보면서 세바스천을 떠올렸다. 마설리스는 1997년 재즈 음악인 최초로 퓰리처상 음악 부문을 수상한 트럼펫 연주자다.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 아래서 어릴 때부터 재즈를 익혀온 마설리스는 지금껏 쌓아온 재즈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원제를 직역하면 ‘높은 곳으로의 도약-재즈는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이다. 마설리스는 단순히 음악적 이론에 그치지 않고 재즈가 우리 삶과 세상을 향해 품은 함의와 교훈까지 확장해나간다.
윈턴 마설리스(왼쪽부터), 빅터 고인스, 헐린 라일리, 위클리프 고든, 에릭 ‘톱 프로페서’ 루이스가 녹음 도중 휴식 시간에 자유롭게 연주하며 흥을 돋우는 모습. 포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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