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1903~50) 선생이 3·1운동 참여 99만에 독립유공자가 됐다.
김 시인은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정부 포상을 받는 독립유공자 177명의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이날 3·1운동에 앞장서고 독립자금을 지원한 공로 등으로 건국포장을 받는다.
그는 휘문의숙 3학년 때인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고향인 전남 강진으로 갔다. 그곳에서 같은 해 4월4일 독립만세를 주도하다 체포되어 6개월 동안 대구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일제 강점기 내내 대한독립촉성회에 참여하고, 독립만세시위를 주도했던 전력 때문에 경찰의 감시와 핍박을 받았다. 하지만 끝내 신사참배와 창씨개명을 거부했고 부친의 비석에 조선인이라는 글자, 상석에 태극 문양을 새기는 등 민족정신을 지켰다. 또 백범 김구 선생의 임시정부 광복군에 군자금을 대는 등 독립운동을 뒷바라지했다.
강진군은 10년 전부터 그의 독립유공자 추서를 추진했고, 이번에 손녀인 김혜경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장이 신청서를 냈다. 박용철·정지용 등과 함께 시문학파로 활동했던 영랑은 ‘내 마음 고요히 고흔 봄길 우에’ 를 비롯한 시 86편을 남겼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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