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평평하다
토머스 프리드먼 지음. 김상철·이윤섭 옮김. 창해 펴냄. 2만6000원
토머스 프리드먼 지음. 김상철·이윤섭 옮김. 창해 펴냄. 2만6000원
잠깐독서
퓰리처상의 3차례 수상자이자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52)은 신작 <세계는 평평하다>(창해 펴냄)에서 오랜 해외 취재활동을 통해 그가 경험한 ‘21세기형 세계화’를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다”는 말로 요약했다. ‘평평한 세계’라니 무슨 말인가? 지구 반대쪽에 낮과 밤이 바뀌고 나라마다 다르게 높고낮은 지형지물이 있는 ‘둥근 지구’가 아니라, 어딜 가나 디지털과 네트워크, 그리고 세계자본이 이어지는 ‘평평한 지구’가 됐다는 뜻이다. 인도에서 융성한 미국 기업의 콜센터, 세계를 잇는 인터넷과 물류유통망은 대표 증거들이다.
그는 지금 세계화를 인류 역사상 세번째의 대규모 격변으로 이해한다. 이른바 ‘3.0판’이다. 세계화 1.0은 콜럼버스가 대서양을 항해해 구세계와 신세계의 장벽을 허문 1492년에서 1800년 전후까지, 국가와 힘의 시대였다. 2.0 세계화는 1800년 무렵에서 2000년까지, (다국적)기업의 시대였다. “완전히 다른 시대”로 강조되는 3.0 세계화는? “3.0 시대에 변화의 주체이자 동력은 개인이다. 그리고 개인이 전 세계적 차원에서 협력하고 경쟁하게 된 이러한 변화야말로 세계화 3.0 시대의 특징이다.”
그가 말하는 3.0 세계는 미국 노동자도 인도 노동자와 임금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다. 거대기업도 소기업의 창의력에 의해 심대한 타격을 받는 시대다. 국가의 영향은 줄고 개인은 어떻게 적응하고 경쟁해 살아남을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하는 시대다. 또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평평’해졌다. 프리드먼은 특히 초강국 미국마저도 평평한 세계에서 “소리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며 미국사회를 향해 경고한다. 그는 평평한 세계엔 ‘9·11’의 파괴적 상상력이 아니라 ‘11·9’(베를린장벽 붕괴의 날)의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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