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 문인 36명이 한데 모여 동아시아의 평화와 문화적 교류를 꾀하는 2018 한중일 동아시아문학포럼이 다음달 17~18일 서울 광화문 교보컨벤션홀에서 열린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해 ‘21세기 동아시아 문학, 마음의 연대: 전통, 차이, 미래 그리고 독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조직위원장을 맡은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와 시인 심보선·진은영, 소설가 강영숙·장강명·최은영 등 한국 문인 17명, 톄닝 작가협회 주석과 소설가 쑤퉁, 장웨이 등 중국 문인 9명, 소설가 시마다 마사히코와 히라노 게이치로, 나카무라 후미노리 등 일본 문인 10명이 참가한다.
최원식 조직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아시아는 가까운 이웃인데도 갈등과 분쟁으로 얼룩져 있다”며 “이런 갈등과 분쟁을 넘어서기 위한 시민들 사이의 우애와 교류가 절실한데, 문학이 그 선봉이요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동아시아문학포럼은 2006년 한국 문학평론가 김우창과 일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의 공개좌담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데 이어 중국 소설가 모옌이 그에 동조하면서 출범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이 2년마다 번갈아 개최한다는 방침 아래 2008년 서울 대회에 이어 2010년 일본 기타큐슈에서 2회 대회가 열렸으나 그 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영토 분쟁 등 정치적 갈등 때문에 한동안 표류하다가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3회 대회가 이어졌다. 2015년 대회로 3국 순회 개최의 고리를 완성한 포럼은 올해부터는 한국과 중국이 격년으로 주최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최초의 취지는 한·중·일 세 나라로 시작하되 북한 등 주변 나라들로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었지만 그간은 여러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다”며 “오늘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보듯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북한을 대회에 동참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 나라 문인들은 17, 18일 오전에는 주제 발표와 토론을 벌이고 오후에는 주제와 관련된 시와 소설 등 작품을 낭독하고 그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17일 저녁 7시30분 서울 광화문 케이티(KT)스퀘어 드림홀에서는 세 나라 문인들이 작품을 낭독하고 춤과 판소리 등 공연이 곁들여지는 ‘문학의 밤’ 행사도 펼쳐진다. 포럼을 참관하고자 하는 독자는 10월부터 포럼 홈페이지(www.ealf.kr/2018)에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대산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