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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사람과 자연, 향기는 멀수록 맑아지고

등록 2018-10-04 20:08수정 2018-10-04 20:40

향원익청 1, 2
곽병찬 지음/도서출판 길·각 권 2만원

향원익청(香遠益淸). ‘향기는 멀수록 맑다’는 뜻. 중국 송나라 철학자 주돈이가 연꽃을 노래한 ‘애련설’의 한 문장이다. 언론인 곽병찬의 글이 그렇다. 1988년 <한겨레> 창간 기자로 합류해 지난해 대기자로 정년퇴직하기까지, 지은이는 때론 청명하게 날선 필봉으로, 때론 묵향처럼 은은한 미문으로 수천 편의 글을 썼다. 지금은 <서울신문> 논설 고문으로 ‘역사 앞에서 묻다’라는 칼럼을 연재 중이다. 그가 한겨레 재직 시절인 2013년 5월부터 퇴직 직전까지 4년여간 ‘향원익청’이라는 표제 아래 썼던 칼럼들이 같은 제목의 책 두 권으로 묶여 나왔다. 1권은 ‘아! 그리운 사람’(부제)의 향기를 품은 글 54편, 2권은 ‘정녕 돌아갈 그 곳’(부제)인 자연과 장소의 향기가 고인 글 58편을 실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그의 관심은 “어짊, 관대함, 의로움, 곧음, 어울림, 그리고 무죄한 이들의 고결한 고통과 슬픔과 한(恨)”에 가닿는다. 술과 자연, 사람을 좋아하는 그가 글에 담은 ‘사람’은 부귀 권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명예로운 의인들만 가려 좇은 것도 아니다. 맑고 밝은(佳) 사람(人) 가인, 즉 ‘아름다운 사람’이다. 조선의 노비에서 연해주 한인의 별이 된 최재형, 좌우남북이 모두 배척했던 이상주의 아나키스트들, 허균과 교유했으나 쓸쓸히 사라져간 관기 매창,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그에게 어머니·아내·4대 독자를 잃었으나 그를 용서해 영혼을 구한 고정원씨, 광화문 광장의 시민들이 한데 묶일 수 있는 까닭이다. 2권에서 소개하는 우포늪, 선암사, 명옥헌, 윤이상의 통영, 변산 밥상도 같은 향기를 낸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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