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외국 작가 30명이 함께 작품을 읽고 토론을 벌이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이달 21~28일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해 ‘지금 여기 있습니까?’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제7회 서울국제작가축제에는 소설가 공지영·장강명·정지돈, 시인 김근·심보선·장석남 등 한국 문인 16명과 외국 문인 14명이 참여한다. 외국 문인으로는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와 베트남 소설가 응우옌빈프엉, 지부티 시인 체헴 와타 등이 참가한다.
행사는 크게 ‘작가들의 수다’와 ‘낭독’으로 나뉜다. 23~26일 오후에는 연희문학창작촌과 순화동천·최인아책방·노원문고 더숲 등 동네 책방에서 참여 작가들이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며(‘수다’), 24~26일 저녁 7시와 27일 오후 5시, 저녁 7시에는 강남구 봉은사로 슈피겐홀에서 작품 낭독과 낭독공연, 독자와의 대화 등(‘낭독’)이 이어진다. 행사 참여 작가들은 이밖에도 23일 저녁 8시에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독자들과 만나며, 파주출판도시도 방문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사전 참가 신청은 축제 공식 누리집(www.siwf.or.kr)와 네이버 예약(http://booking.naver.com)에서 접수받고 있다.
미국 액션북스 공동 대표인 시인 조엘 맥스위니
8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전문위원은 “올해 행사에는 시인 김해자와 소설가 이인휘 등 그동안 번역원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작가들도 여럿 참여했다”며 “6개월간 최저임금 노동자로 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장편 에세이 <최저임금>을 출간했으며, 한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다룬 에세이 <한국에 삽니다>(원제 ‘외줄 위에서 본 한국’)가 이달 중에 번역 출간될 예정인 콜롬비아 소설가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 등 외국 참여 작가들 중에도 한국과 인연이 깊은 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미국 액션북스 공동 대표인 시인 조엘 맥스위니는 <김혜순 시선>과 김이듬의 <명랑하라 팜 파탈 외>를 영미권 독자들에게 소개했고, 프랑스 시인 브뤼노 두세도 마종기 시인의 <하늘의 맨살>을 출간했으며 얼마 전 별세한 허수경 시인의 시집도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서울국제작가축제 2006년 행사에 참가했던 소설가 오수연은 당시 함께 참가했던 작가이자 올해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인 폴란드 소설가 올가 토카르축의 초청으로 폴란드 문학행사에 참여했고, 2008년 2회 행사에 참여한 소설가 박성원은 당시 만났던 일본 소설가 나카무라 후미노리와 2014년 도쿄도서전 행사에서 다시 만나 ‘도시와 공동체’를 주제로 세미나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 2012년 행사에 참여한 김이듬 시인은 당시 함께 참가했던 미국 시인 요한 고란슨의 추천으로 스톡홀름 국제 시 축제에 참가했으며, 2014년 축제 참가자인 강정 시인은 프랑스 시인 클로드 무샤르와 함께 자신의 작품을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참여 작가이자 올해 행사 기획위원인 심보선 시인은 8일 간담회에 나와 “올해 행사 주제의 영어 표기는 ‘Now Here’와 ‘Nowhere’의 중의적 의미를 지니도록 해, 지금 여기의 현실을 천착함으로써 그 너머를 모색한다는 문학의 고전적 과제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역시 참여 작가이자 기획위원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오은 시인은 “‘우리가 눈을 뜨고 보지 못한 사실’ ‘우리가 겪을 어제의 일 사회적 재난’ ‘우리가 떠돌며 서 있는 곳’ ‘우리가 바깥으로 포함된 공동체’ ‘우리가 거래당하는 노동’ 등 작가들의 수다 소주제는 역설적인 표현 속에 현실과 문학의 관계를 담고자 했다”며 “그런 주제를 통해 당대 현실에 속한 일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작가들 개인으로서의 삶을 아울러 들여다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는 21일 오후 3~5시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으로 공식 출발한다. 원하는 독자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