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후원 문학상 폐지키로

기념사업회쪽 소설가 ㄱ씨 밝혀
“양 회장과는 오래전 회사 동료였던 인연”
“수상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폭행과 엽기적 행각으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후원해온 문학상 주최측이 이 상을 폐지하기로 했다.

상을 주관하는 문인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소설가 ㄱ씨는 1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양진호 회장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1천만원씩 모두 3천만원을 후원해 수상자들에게 ‘상금’으로 주었다”며 “올해 시상식 직후 더 이상 후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양 회장에게 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양 회장은 25년 전 내가 녹즙기 회사에 다닐 때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알게 된 사이였다”며 “당시 같은 회사에서 몇 달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그 뒤에도 1년에 한두번 정도 만나는 사이였는데, 내가 문학상을 만든다니까 그 상이 기리는 문인이 누구인지 모르면서도 한사코 후원을 하겠다고 해서, ‘그러면 수상자에게 직접 주라’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양 회장은 올해 3회 시상식이 열린 3월1일에 마지막으로 만났다”며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 놀랐고, 기념사업회 사람들과 논의해서 상을 없애기로 했다. 수상자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좌파 문학상 후원’ 식으로 보도하던데, 이 문학상은 우리글을 중시하는 작가, 북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에게 주어왔다”고 강조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