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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연구회’ 같은 21세기 데모론

등록 2018-12-07 06:00수정 2018-12-07 20:07

21세기 데모론
김경화·이토 마사아키 지음/눌민·1만5000원

2016년 촛불집회를 기억하는 단 하나의 문구만 꼽으라면, 단연 ‘장수풍뎅이 연구회’다. ‘장수풍뎅이 연구회’ 깃발은 집회에 등장한 각양각색의 깃발들 중에서 유독 시민들의 관심을 끌며 화제가 됐다. 장수풍뎅이 연구회 참가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의미는 없고 그저 촛불집회가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법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묘총’, ‘범야옹연대’, ‘햄네스티 인터네셔널’, ‘전견련’… ‘장수풍뎅이 연구회’가 화제를 끌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런저런 ‘모임’들이 연이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장수풍뎅이 연구회 사례처럼, 2016년 촛불집회는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집회의 형식과 분위기도 화제가 됐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여 탄핵 구호를 외치는 동시에 평화주의, 유머감각, 페미니즘, 다양성의 공존, 공생 등의 가치를 체득했다. 이처럼 변화하는 데모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 <21세기 데모론>의 두 저자는 데모가 드러내는 문화적 속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투쟁적이고 과격했던 데모의 양식과 촛불집회에 등장했던 ‘장수풍뎅이 연구회’가 다른 것처럼, 데모의 스타일은 시대의 배경 속에서 행해지는 집단행동의 양식을 그대로 재현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촛불집회, 누적 참가자수가 100만명에 달했던 일본의 원전 반대 데모, ‘오큐파이 월스트리트’와 같은 점령 데모… 저자들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시위의 양식을 톺으며 ‘대자보의 극적인 부활’, ‘홀로그램을 통한 시위’,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조직활동’ 등 21세기 데모의 특성을 짚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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