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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의성어 빗줄기’와 ‘심포닉하우스’…즐거운 시각체험

등록 2018-12-28 09:00수정 2018-12-28 20:02

청각과 시각의 지식세계
인포그래픽으로 한눈에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대상작

크게 작게 소곤소곤
나는 본다

로마나 로맨션·안드리 레시브 글·그림, 김지혜 옮김/길벗어린이·각 권 2만1000원

듣는다는 것을 어떻게 그릴까?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 그릴까?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서 삽화, 일러스트, 인포그래픽(정보그림) 등 시각언어는 때론 활자언어를 압도한다. 예술감각이 넘치는 우크라이나의 두 작가가 협업한 <크게 작게 소곤소곤>과 <나는 본다>는 청각과 시각을 주제로 인포그래픽을 앞세운 책이다. 노란색과 형광주홍색의 화려한 표지만으로도 눈길을 확 끄는 두 책은 올해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대상을 받았다. “과학적인 정보와 철학적 질문들이 책 디자인에 잘 녹아들어 있다”는 심사평처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지식에 입힌 화려한 색감의 정교한 인포그래픽은 더없이 간결하게 독자의 머릿속에 꽂힌다. 청각 박물관과 시각 박물관에 들어선 듯한 두 책은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하게 하는 독특한 지식그림책이다.

우리 몸은 온갖 소리로 시끄럽다. 길벗어린이 제공
우리 몸은 온갖 소리로 시끄럽다. 길벗어린이 제공
집은 갖은 소리가 어우러지는 악기의 화음과도 같다. 이를 표현한 ‘심포닉하우스’ 일러스트. 길벗어린이 제공
집은 갖은 소리가 어우러지는 악기의 화음과도 같다. 이를 표현한 ‘심포닉하우스’ 일러스트. 길벗어린이 제공
의성어가 쏟아져 내리는 ‘글자비’ 이미지. 길벗어린이 제공
의성어가 쏟아져 내리는 ‘글자비’ 이미지. 길벗어린이 제공
크게 작게 소곤소곤 소리가 시작된 근원인 우주의 빅뱅부터 4분33초 소리를 내지 않는 존 케이지의 피아노곡…. 과학, 물리학, 음악, 인체, 음향, 건축, 녹음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소리세계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데시빌(㏈) 인포그래픽’을 보면, 가만가만 눈 내리는 소리(5㏈)는 속삭이는 소리(20㏈)보다 4배는 작다. 물 속에도 사람이 듣지 못하는 소리가 있는데, 30m 대왕고래와 3㎝ 딱총새우가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동물 자리를 겨룬다. ‘피아노 건반지붕, 트럼펫 굴뚝’의 ‘심포닉하우스’ 일러스트는 집안에서 나는 일상소음의 화음을 명료하게 보여준다. 한글 자음을 수화로 나타낸 그림은 아이와 따라해 보며 침묵의 언어를 이해하게 한다. 깨알같은 의성어 글자를 수직으로 겹쳐 표현한 ‘타이포그래피 빗줄기’는 시각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나는 본다 “눈은 내가 진짜 보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철학적인 질문과 더불어 올빼미와 소녀는 시각여행을 한다. 광학도구의 원리, 문자와 기호의 역사, 눈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보는 방법, 시각 장애인들이 세상을 보는 방법, 동물들이 보는 법에 이르기까지 보는 것에 관한 잡학다기한 정보들을 꿴다.

파리, 올빼미, 사람, 개, 말, 고양이가 같은 장면을 봤을 때 실제 어떻게 보일지 그린 장면. 길벗어린이 제공
파리, 올빼미, 사람, 개, 말, 고양이가 같은 장면을 봤을 때 실제 어떻게 보일지 그린 장면. 길벗어린이 제공
내 눈보다 잘 볼 수 있는 눈이 많다. 심지어 어둠 속에서도. 길벗어린이 제공
내 눈보다 잘 볼 수 있는 눈이 많다. 심지어 어둠 속에서도. 길벗어린이 제공

가상현실 안경, 스노우 고글, 입체 안경, 코안경, 단안경, 손잡이 안경 등 세상의 모든 안경. 길벗어린이 제공
가상현실 안경, 스노우 고글, 입체 안경, 코안경, 단안경, 손잡이 안경 등 세상의 모든 안경. 길벗어린이 제공
인간과 동물들의 시각은 어떻게 차이날까? 한 장면을 고양이의 눈으로, 파리의 눈으로, 말의 눈으로 대비시킨 장면에서 독자들은 직관적인 앎을 얻는다. 수영을 하고 있는 아이 그림을 통해서는 빛의 굴절을 보게 한다. 긴말 필요없는 시각물의 힘이다. 원자, 공기, 중력, 생각, 영혼 등 보이지 않는 존재도 시각적 이미지로 ‘볼 수’ 있다. “나는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마치 처음인 것처럼 세상을 바라봐요.” 시각언어로 압축해 색다른 체험을 제시한 두 작가의 메시지로 읽힌다. 4살 이상.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길벗어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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