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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흔들리는 대기 속에도 우리 안의 별은 또렷해

등록 2018-12-28 09:00수정 2018-12-28 20:00

별과 고양이와 우리
최양선 지음/창비·1만1000원

‘겨울 하늘의 별들을 보면 희미하게 반짝반짝 깜빡이고 있어. 그건 별들이 진짜로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야. 대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지.’

열여덟. 우리는 모두 불안정한 존재지만, 열여덟은 특히 그 진폭을 예민하게 느낄 법한 나이다. 세민이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유망주지만 어느 날부터 건반을 누를 때마다 들리는 이상한 금속음 탓에 더 이상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다. 지우는 경영대를 목표로 하는 씩씩한 아이지만 갑자기 눈앞에 어른거리는 기묘한 빛 때문에 삶에 균열을 느낀다. 부모 없이 달동네 옥탑방에 홀로 사는 유린이가 고양이를 보살피는 데는 어떤 사연이 있어 보인다.

세 사람의 궤적은 우연히 ‘별자리 음악 캠프’에서 조우한다. ‘나의 별’이라는 이름의 마니또로 얽힌 세 아이는 삐꺽거리면서 조금씩 다가간다. 그러면서 세민이 왜 의문의 소음에 시달리는지, 지우가 왜 밤하늘의 별자리를 그토록 그리워하는지, 자신도 건사하기 힘든 유린이 왜 골목길의 ‘캣맘’이 되었는지 서로 내보이기 시작한다.

최양선 작가. 창비 제공
최양선 작가. 창비 제공

2009년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로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최양선 작가는 <너의 세계>, <밤을 건너는 소년>, <미식 예찬> 등 꾸준히 청소년소설을 내놓으며 서정적 세계를 다양한 소재로 풀어내 왔다. 이 소설에서도 별과 피아노, 고양이에 얽힌 이야기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며 어른과 아이의 경계 속 감정으로 담담히 인도한다.

밤하늘을 올려다 보면 처음에는 가장 밝은 ‘가짜 별’, 인공위성이 먼저 눈에 띄지만 시간이 지나면 옅은 별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지우는 하늘을 한참 보고 나서야 “진짜 빛을 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록 차가운 대기 속에 흔들려 보일지라도 내면의 빛은 또렷하다는 것을 세 사람이 서로 깨닫는 과정은 읽는 이의 마음 속에도 “물이 차오르게” 하기 충분하다. 청소년.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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