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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블랙 걸 판타지’

등록 2019-01-18 06:00수정 2019-01-18 19:57

피와 뼈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다섯수레·1만6000원

먼 옛날, 오리샤 왕국에서는 마법을 가진 마자이와 그렇지 못한 코시단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았다. 물을 주무르는 마자이, 불을 일으키는 마자이, 마음을 읽는 마자이…. 제각각 다른 능력을 지닌 마자이는 새하얀 머리칼을 갖고 태어났다. 그러나 마법을 갖지 못한 왕은 마자이들을 시기하고 두려워했다. 왕은 마법이 사라진 틈을 타 마자이를 모조리 학살했고, 부모와 마법을 한 번에 잃은 마자이의 아이들은 왕국의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차별과 폭력을 버티며 지낸다.

주인공인 제일리 역시 여섯 살 때 왕이 보낸 위병들에게 엄마가 죽는 장면을 목격한 마자이 여자아이다. 흰 머리카락을 갖고 태어나 온갖 차별을 겪는 제일리는 마마 아그바를 만나 무술을 배운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격투봉을 가르치는 마마 아그바는 제일리에게 항상 강조한다. “격투봉은 피하되 해하지 않는다.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게 격투봉을 배우는 이유야.”

<피와 뼈의 아이들>은 미국의 신예작가 토미 아데예미가 서아프리카 문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창조해낸 판타지다. 아프리카 신화에 기초해 만들어진 세계관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주목할 만한 점은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이 모두 흑인 여성인 ‘블랙 걸 판타지’라는 점이다. 아버지의 학살에 처음으로 반기를 든 공주, 학대받는 마자이 아이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는 마마 아그바, 그리고 왕의 추격을 피해 마법을 되찾으려는 제일리까지. 아프리카 흑인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세운 <피와 뼈의 아이들>은 기존의 유럽 배경, 백인 남성 위주의 영웅 서사를 뒤집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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