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춘만 사진, 이영준 글/사월의눈·4만원 울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조선소 취부사(철판 조각을 도면에 맞게 제작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로 취직했다.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일할 때 사온 카메라에 취미를 붙였고, 결국 마흔살 넘어 대학 사진학과에 입학해 전문 작가가 됐다. 그래서 그에겐 이런 설명이 따라붙는다. “몸 속에 공장이 체화된 사람, 그 체화된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는 몸짓이 체화된 사람”. 다소 생소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산업사진가’ 조춘만이다. 그는 압도적인 규모의 공장 구조물에서 강직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기계가 움직이며 뿜어내는 에너지를 사랑한다. 이른바 ‘산업미’에 충실한 사진을 찍어온 조춘만이 30여년 전 숨을 멈춘 공장, 독일 남부의 자를란트 푈클링엔 제철소(1873~1986)를 찍은 사진집을 내놨다. 사진비평가이자 ‘기계비평가’인 이영준이 용광로의 구조, 철의 종류(선철·주철·강철 등)와 만드는 방법, 조춘만 사진의 의미 등을 담은 해설을 붙여 완성도를 더했다.
1986년 가동이 중단된 푈클링엔 제철소엔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조춘만 작가
푈클링엔 제철소 전경. 조춘만 작가
선철이 만들어지고 나서 생긴 찌꺼기를 머리에 이고 나르는 여성들. 1890년께 풍경이다. 벨트쿨투르에르베 클링어 휘테, 자르슈탈 AG·페터 바케스 제공
제철소 공간 일부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미국 록음악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공장 내부 모습. 조춘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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