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녕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세월호와 삼풍 다룬 ‘서울-북미 간’ 등
현실에 밀착한 단편들로 변화 보여
세월호와 삼풍 다룬 ‘서울-북미 간’ 등
현실에 밀착한 단편들로 변화 보여
윤대녕 지음/문학과지성사·1만3000원 “그날 (세월호 침몰) 뉴스를 보고 수업에 들어갔더니 아이들이 다 고개를 숙이고 있더군요. 그게 마치 어른인 저에게 항거하는 모습처럼 보였어요. 작가로서 글을 쓰기도 힘들고, ‘일단 떠나자’는 생각으로 이듬해 초 캐나다로 갔죠.” 윤대녕의 여덟번째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에는 그렇게 떠난 캐나다에서 쓴 ‘서울-북미 간’과 ‘나이아가라’를 필두로 모두 여덟 단편이 실렸다. 동덕여대 교수인 그는 연구년이던 2015년 1년 동안 캐나다에 머물렀다. 15일 오후 한겨레신문사에서 윤대녕을 만났다. “그런데 워낙이 인터넷 시대다 보니, 캐나다에 있다고 해서 한국을 완전히 떠나 있게 되지는 않더라구요. 메르스 사태니 신경숙 (표절) 건에다, 개인적으로는 각별했던 막내삼촌이 돌아가셔서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결국은 피하지 않고 글을 써야 살아갈 수 있겠더군요. 실제로 ‘서울-북미 간’을 쓰면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어요.” ‘서울-북미 간’은 세월호 사건이 준 충격과 아픔을 다룬다.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는 4년 전 외동딸을 사고로 잃고 아내와도 헤어진 뒤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채 살아왔다.” 세월호 침몰과 아이들의 죽음은 그의 묵은 상처를 헤집고 들쑤셔, 그는 도망치듯 캐나다로 떠난다. 캐나다에서 그는 에스엔에스로만 몇해째 마음을 나눠 온 여성과 만나지만, 알고 보니 그이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로 남편을 잃고 캐나다로 떠나와 유복자인 딸을 홀로 키우는 처지. 그런 그가 소설 말미에서 주인공에게 하는 염려와 당부의 말이 아프다. “혹시 자신을 해치기 위해 오신 건 아니겠죠. (…) 그렇다면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는 계속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여덟번째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를 낸 소설가 윤대녕. “지난해 두차례 수술을 받고 어머니도 돌아가시는 등 곡절이 많았다”며 “특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까 더이상은 스스로가 내 소설 주인공들처럼 삼십대 말이라는 느낌을 고집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를 낸 소설가 윤대녕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를 찾았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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