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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인문학·자연과학 대표간의 아름다운 부딪힘

등록 2005-12-15 20:44수정 2005-12-16 15:51

<대담>도정일·최재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대담>도정일·최재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한겨레가 전문가와 함께뽑은 2005 올해의 책 50
본디 하나였을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각자 제 갈 길을 열심히 간 결과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이 불가능한 거리로 멀어졌다는 것은 영국의 소설가 겸 물리학자 C. P. 스노가 벌써 40여 년 전 <두 개의 문화>에서 드러낸 통찰이었다.

영문학자 도정일 교수(경희대 영어학부)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대담>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라는 부제를 거느리고 있다. 스노가 우려 속에 지목했던 두 개의 문화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이 이 책을 낳았다는 뜻이다. 한국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표’해서 나온 두 교수가 상대방에 대한 존경할 만한 이해의 바탕 위에서 때론 심각하고 때론 유머러스하게 부딪치는 광경은 치열해서 아름답다.

두 사람이 가장 근본적으로 견해차를 드러내는 것은 인간사회의 특정한 양상을 생물학적 유전의 작용으로 볼 것이냐 인간활동의 결과인 문화로 볼 것이냐 하는 대목에서다. ‘유전자가 환경과 상호작용을 거쳐 나타난 결과’를 유전으로 볼 것이냐 문화로 볼 것이냐 하는 데에서 두 교수는 거듭 충돌한다. ‘유전자 결정’과 ‘인간의 자유의지’로 요약할 법한 양쪽의 주장과 그를 뒷받침하는 논리적·실증적 근거는 풍성한 사유의 보고라 이를 법하다. 대입 논술시험에 대비하는 학생들에게 제격일 듯싶다.

인간과 세계를 설명하는 근본적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학자가 다양성 속의 공존이라는 가치에서 합의에 이르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대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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