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저칭 지음, 김경숙 옮김/마음서재·1만6000원 지폐는 고유하다. 나라마다 시기별로 단 하나의 만듦새로 태어났다가 사라진다. 유로화 탄생을 이끈 빔 도이센베르흐 유럽중앙은행(ECB) 초대 총재는 “지폐는 단순한 지불수단이 아니라, 발행국들의 영혼을 반영한 수공예품”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인문학자, 여행작가인 셰저칭이 쓴 <지폐의 세계사>도 이 같은 전제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모든 지폐는 자신만의 언어로 비전과 이상을 이야기한다.” 지은이에게 지폐는 낭만이며 미학적 대상이다. “지폐를 감상하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예술적 탐색”이고, “그 찬란하고 순수한 디자인의 배후에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가 숨어있다고 본다. 네덜란드는 1950년대까지 지폐에 역사적 인물의 초상을 담았다. 1960년대부터 지폐의 미학적 관점이 바뀐다. 스피노자 등 역사적 인물을 쓰더라도 원화의 원근법을 배제했다. 1970년대 들어서는 역사, 종교, 정치적 의미가 있는 도안을 과감하게 버리고 해바라기, 새, 등대, 토끼 등을 소재로 내세워 “지폐 디자인의 명작”을 만들었다. 지은이는 네덜란드의 예술 운동 ‘데 스틸’의 디자인 철학이 꾸준히 지폐 미학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풀이한다.
1977년부터 1985년까지 네덜란드가 발행한 길더의 일부. 마음서재 제공
2002년 발행한 페로제도의 페로크로나 지폐. 페로제도의 빛과 어두움, 안개 낀 모습을 묘사한 화가 하이네센의 작품을 뒷면 주제로 채택했다. 마음서재 제공
1992년 북한이 발행한 50원 지폐. 앞면의 주제는 주체사상탑이다. 마음서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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