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작가 마따요시 소설집 출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돼지의 보복’ 등
오키나와 전통과 현실 담은 작품들 실려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돼지의 보복’ 등
오키나와 전통과 현실 담은 작품들 실려
마따요시 에이끼 지음, 곽형덕 옮김/창비·1만3500원 메도루마 과 함께 오키나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마따요시 에이끼(72)의 소설집 <돼지의 보복>이 창비세계문학 67번으로 번역돼 나왔다. 마따요시의 작품으로는 일찍이 <긴네무 집>(2014, 글누림)이 번역 소개된 바 있는데, 그 책의 작가 이름은 ‘마타요시 에이키’로 되어 있어서 독자 쪽에서는 혼란을 느낄 수도 있겠다.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다른 창비만의 표기 방침 때문인데, 작가 이름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이름과 지명 등 고유명사 표기에도 같은 방침이 적용된다. 마따요시는 <혼 불어넣기>(2010)와 <기억의 숲>(2018) 등이 국내에 소개된 메도루마 과 같은 오키나와 작가이긴 하지만, 메도루마가 오키나와 변방인 북부 출신인 데 비해 마따요시는 과거 류큐 왕국의 중심이었으며 지금은 미군 기지가 밀집된 남부 출신이다. <긴네무 집>의 번역자로 이번 책 <돼지의 보복> 역시 번역한 곽형덕 교수(명지대 일문과)는 <긴네무 집>에 실린 ‘조지가 사살한 멧돼지’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관한 흥미로운 비교를 해 보인다.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 제이가 1970년대 도쿄 술집의 주크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반면, 같은 1970년대에 역시 주크박스가 나오지만 오키나와를 무대로 한 소설 ‘조지가 사살한 멧돼지’의 주인공인 미군 병사 조지는 베트남전쟁에 끌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떤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평온한 도쿄의 일상이 오키나와의 희생에 의해 담보된 것이라고 한다면 두 소설은 완전히 다른 현실을 그린 것이 아니라 미·일 안보체제가 도쿄와 오키나와에서 얼마나 다르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돼지의 보복>의 오키나와 작가 마따요시 에이끼. 앞서 번역된 <긴네무 집>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피해자 의식을 다른 식으로 넘어서고 싶다”며 “내 작품은 오키나와 문학인 동시에 아시아 문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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