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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독일 100대 부자가 ‘기본소득’ 주창하는 까닭

등록 2019-02-28 18:38수정 2019-02-28 19:38

철학이 있는 기업-45년 연속 흑자, 그 놀라운 성장의 비밀
괴츠 W. 베르너 지음, 김현정 옮김/오씨이오·1만6000원

한 우물을 오래 파면, 개똥철학이라도 생기는 것이 인생사일 터다. 삽질이 손에 익으면 우물 자체보다 파는 일에 대한 생각이 쌓이고 쌓일 테니 말이다. 독일 100대 부자로 꼽히는 괴츠 베르너의 책 <철학이 있는 기업> 첫 장을 넘기며 기업가와 철학에 대해 다시금 곱씹었다. 베르너가 독일에서 기본소득 토론을 주동해온 사람이라니 뭔가 있어도 있겠지 싶었다.

그가 일군 기업은 독일 대표 드러그스토어 ‘데엠’(dm)이다. 연매출 13조원, 창립 이후 45년 연속 흑자, 17년 연속 업계 1위, 전세계 3500개 매장에 6만여명을 고용하고 있으니, 그는 크게 성공한 기업인임에 틀림없다. 그의 신념은 ‘기업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며, 사람에게 이로워야 한다’는 것이라 한다. 데엠은 특히 ‘고객만족도’에서 견줄 만한 경쟁사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베르너가 ‘철학이 있는 기업가’였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노하우’(know-how)는 뛰어났다. 20대 후반 문을 연 데엠 1호점은 상품 가짓수를 줄이고 가격을 낮추고 매장을 넓혀 손님들이 물건을 직접 고를 수 있게 특화했다고 한다. 1년 만에 매장은 20호점까지 늘어났다. 특별한 게 없어 보이지만, 1970년대 중반 일이다.

성공이 이어졌다면 그는 ‘기본소득’ 전도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 세미나에서 베르너는 기업과 기업가, 직원과 고객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접한다.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노와이’(know-why)로 시선을 돌리게 했다. “인간을 고통스러운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경제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기본소득은 해방을 위한 행동”이라는 철학이 완성된 배경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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