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뱁새 ‘육분이’가 뻐꾸기 새끼 키우는 것도 사랑이죠”

등록 2019-03-04 19:41수정 2019-03-04 19:54

이순원 새 장편 ‘오목눈이의 사랑’
‘탁란’ 우화…애니메이션 제작 추진
이순원 소설가가 4일 신작 <오목눈이의 사랑>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해냄 제공
이순원 소설가가 4일 신작 <오목눈이의 사랑>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해냄 제공
“몸집이 작은 오목눈이가 저보다 훨씬 큰 뻐꾸기를 제 새끼로 알고 키우는 탁란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데에서는 흔히 뻐꾸기의 그런 생리를 나쁘게 묘사하는데, 저는 오목눈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싶었어요. 뻐꾸기를 키운 오목눈이는 어떤 마음일까, 뻐꾸기 새끼와 어미새 오목눈이 사이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정이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소설가 이순원(62)씨가 장편소설 <오목눈이의 사랑>(해냄)을 내고 4일 낮 기자들과 만났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흔히 뱁새로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 ‘육분이’가 제가 키워 떠나보낸 뻐꾸기 새끼 ‘앵두’를 찾아 머나먼 아프리카까지 다녀오는 이야기를 그린 우화적 작품이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그렇게 해서 부화한 새끼가 둥지의 원래 주인인 작은 새의 알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린 뒤 어미새의 보살핌을 독차지하는 뻐꾸기의 습성을 “자연의 지극한 모성”(‘작가의 말’)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 특징적이다.

“뻐꾸기가 하는 짓에 비해 그 울음소리는 매우 친숙하죠. 저부터도 휴대폰 통화음으로 뻐꾸기 소리를 쓸 정도입니다. 그런 친숙함 때문에 탁란에 대해서도 달리 보게 된 것 같아요.”

작가는 “고향 집이 대관령 아래 깡촌이라 어려서부터 꽃, 나무, 새들 속에서 자라다시피 했고 그것이 이 작품을 쓰게 된 힘이 되었다”며 “작년에 어깨 회전근대 파열 수술을 받고 통증 속에 글을 써야 했는데, 그러면서도 작품을 쓰는 동안에는 기쁘고 신이 났다”고 말했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애니메이션 제작도 추진 중이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리퍼블릭의 이정근 대표는 “사랑과 모험이라는 소설 주제가 매력적이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입양을 많이 시키기로 유명한데, 그렇다면 우리가 바로 뻐꾸기가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참새보다 작은 새 오목눈이가 수천 킬로미터 먼 길을 날아간다는 이야기가 어드벤처로서도 흥미로울 듯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노래 ‘뱁새’ 덕분에 외국인들도 뱁새에 대해 잘 알더라구요. 이 소설 주인공인 육분이는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을 거듭 하는데, 그 말은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주는 응원의 메시지가 될 것 같기도 해요.”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해냄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