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이야기
노지 츠네요시 지음, 김정환 옮김/청림출판·2만8000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우주 탐사에까지 손을 뻗쳤다. <도요타 이야기>를 읽고 나니 놀랄 일도 아니다. 도요타의 원조는 자동직기(무명베 짜는 기기) 제작 공장이었다. 목화로 실을 뽑고 천을 짜내 팔고, 자동직기도 만들던 회사가 수십년 만에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로 자라났다. 이제 우주까지 넘본다고 한다.
그 세월은 평탄하지 않았다. 고난과 극복의 역사였다. 차를 만든다고 했을 때 비웃음만 샀고, 자동차를 만들어내자 전쟁이 터져 패전국 기업이 됐다. 자리를 잡아갈 때쯤 노사 대립이 뿌리를 흔들었다. 배기가스 규제와 석유파동 등도 괴롭혔다. 브레이크 파열로 미국을 뒤흔든 대규모 리콜 사태 때는 존립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550쪽이 넘는 <도요타 이야기>가 말하는 핵심은 간명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과 이들의 협업을 통한 진화하는 현장’이 도요타 특유의 기업 문화이며, 위기 극복의 핵심 열쇠였다는 것이다. 생산방식의 유연함은 개선(가이젠)의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개선의 바탕은 ‘스스로 하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스스로 생각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도요타라는 자동차 회사도 놀랍지만, <도요타 이야기>라는 책에 더 놀랐다. 이 책의 도입부는, 논픽션 작가 노지 츠네요시가 미국 켄터키주 도요타 공장으로 향하는 장면으로 생생하게 시작한다. 이렇게 7년여간 인터뷰와 취재를 거쳐 주간 <닛케이 비즈니스>에 1년 동안 연재한 글 모음이다. 읽는 재미가 살아있다. 논픽션 대국, 일본의 저력을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부러워하며 절감했다.
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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