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오른쪽) 화백과 필자 윤범모 평론가가 2018년 4월 <백년을 그리다> 출간을 함께 축하하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최고령 현역 화가인 김병기(103) 선생의 회고록 <백년을 그리다>(한겨레출판)의 저자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시대의 에세이스트상’을 받는다.
격월간 <에세이스트>(발행인 김종완)는 7일 창간 14돌 기념으로 2년 만에 ‘시대의 에세이스트상’을 선정해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2005년 창간한 문학지 <에세이스트>는 2013년부터 완성도 높은 저서를 발표한 필자를 추천받아 ‘시대의 에세이스트상’을 주고 있다. 윤 관장은 2013년 동양고전 전문가 이수태(<새번역 논어> 외), 2017년 철학자 최진석(<인간이 그리는 무늬> 외)에 이어 세번째 수상자다.
<백년을 그리다>는 1985년 미국 뉴욕주 새러토가에서 김병기 화백을 만난 필자가 은둔 20년 만에 국내 복귀전을 주선하고 이후 30여 년 지속적으로 구술 녹취한 일대기를 2017년 1년에 걸쳐 <한겨레> ‘길을 찾아서’에 연재한 것이다.
“2016년 4월 10일, 김 화백의 100살 생일날 나는 화백에게 물었다. “100살을 맞는 기분이 어떠세요?” 화백의 대답은 의외로, 아니 당연하다는 듯, “100살 먹으니 이제 그림이 뭔지 알 것 같아.” “네?” 나는 경악,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
첫 회부터 화제를 모은 인터뷰 연재는 매주 6~7시간씩 구술을 통해 김병기 화백이 1세기에 걸쳐 만난 수많은 당대 인물들과 직접 겪은 비화들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중섭·김환기·박수근·이쾌대·문학수 등 한국미술사를 주름잡은 화가들은 물론이고, 김동인·이태준·김사량·백석·주요한·주요섭·황순원·오영진·유치진·이효석·이상·조지훈·선우휘·박경리 등 근현대 대표 문인들, 그리고 김일성·이승만·장준하 등 정치 지도자들까지 김 화백의 증언은 그대로 근현대를 관통하는 문화예술사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최진석·방민호·김종완)은 “이러한 방대한 증언을 문학적 기술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보다 흥미롭게 전해줄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작가 정신을 지닌 윤범모라는 미술평론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2005년부터 격월간으로 발행되고 있는 수필잡지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