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진 프로젝트다’. 김성민 지음. <돋보기> 제공
미국 최대 사진전문지 <애퍼처>(Aperture) 사에서 2014년 단행본으로 발행한 <사진가의 각본>(The Photographer’s playbook)은 세계 예술대학의 수업용 교재로 쓰이고 있다. 이 책을 포함해 유명 단행본 12권과 정기간행물 4권, 웹사이트 11곳의 내용을 바탕으로 쓰인 <이제 사진 프로젝트다>는 주제가 있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지은이 김성민 경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는 서문에 책 쓴 동기와 핵심 내용을 전한다. <인스타그램> 열풍으로 ‘사진’ 자체가 사회적 현상이 된 가운데 더 나은 창작을 고민하는 사진가들의 모습을 마주했고, 그들을 돕고자 ‘프로젝트 개념’, ‘자신에게 맞는 주제 찾기’, ‘여러 장의 사진으로 스토리텔링 하기’, ‘결과물로서의 포트폴리오 만들기’ 등의 주제를 책에 담았다.
책의 목차를 보면 ‘프로젝트’의 열쇳말로 시작해 ‘포토스토리’로 끝을 맺는다. 지은이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정의하며 사진작가 앤드루 에스 깁슨의 말을 인용한다. ‘잘생긴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일관된 이야기를 담은 일련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작업.’ 즉, 이 책은 여러장으로 구성된 사진 모음인 ‘포토스토리’에 대한 지침서다.
책의 시작과 끝을 잇는 내용은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사진전문집단 <매그넘>의 사진가 크리스티나 드 미델가의 사진 강의도 포함된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다른 사람에게 영화 줄거리를 들려줄 수 있는 사진 20장을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서 찍어보라.’ 이처럼 영화를 비롯해 소설과 음악 등에 담긴 서사를 사진에 담아 프로젝트로 완성하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이 책의 목적이 ‘사진 기술’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미학’ 등이 아닌 ‘포토스토리 작업 과정’을 전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한다. 주제찾기, 조사하기, 어떻게 찍을지 결정하기, 작업을 마무리해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하기 등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나는 문장과 사진을 결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그것을 시도해볼 것이다.’ 지은이는 <더 아메리칸스> 사진집으로 잘 알려진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의 어록을 통해, 위대한 사진가 역시 사진 작업 중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스토리를 위한 도전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