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우드워드 지음, 장경덕 옮김/딥인사이드·2만2000원 지난해 9월 미국 출간 즉시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밥 우드워드의 <공포-백악관의 트럼프>가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폐기하려다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장 등 참모들의 태업과 만류로 중단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을 포함해 북핵 위기 가운데 트럼프가 언급한 미군 가족 철수, 사드 배치 및 그 철수 등 한반도와 관련한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이단아적인 언행이 섬뜩하게 묘사된다. 트럼프가 기존의 미국 대통령이나 주류 세력과는 얼마나 상이한 인물인지를 생생하게 전하려는 것이 저자의 의도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저자는 앞서 4명의 미국 대통령과 그 재직 중의 비화에 관한 책들을 써왔다. 주변 취재도 있었지만 대통령들을 직접 ‘독대’하는 특권을 누리며 쓴 것들이다. 때문에 대통령들이 전하는 일방적 비화 중심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번 책은 트럼프를 독대할 기회를 얻지 못해, 트럼프를 비판하는 행정부 안팎 인사들의 전언을 토대로 했다. 그래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거의 인신공격 수준이다. 그의 결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행정부의 신경망이 무너진 것”이다. 앞서 출간돼 화제를 불렀던 미국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트럼프의 백악관 내부>의 연장선상에 있다. 우드워드가 전하는 트럼프의 백악관은 그 주장의 타당성을 떠나, 미국이 트럼프 이후와 이전으로 갈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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