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 스탠딩 지음, 김병순 옮김/여문책·3만원 최근 한국 사회를 달군 이슈 가운데 하나가 ‘카카오 카풀’ 논란이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모빌리티 카풀 서비스가 출시되자 택시 업계가 생존권 침해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고, 카카오는 “택시 업계가 사용자들의 도입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맞섰다. 두 업계는 지난달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카풀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여전히 택시 기사들의 반발은 거세다. 노동자들의 논란을 불러온 각종 플랫폼 업체의 확산을 과연 기술혁명이라고 낙관할 수 있는가? 영국의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은 <불로소득 자본주의>에서 “‘공유 경제’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된 플랫폼 자본주의에는 심각한 기만이 내재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직접적으로는 플랫폼 노동을 값싼 일자리로 만들어 노동자들이 적절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막고, 간접적으로는 플랫폼 노동자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약화시켜 질 좋은 일자리의 수와 범위를 축소시킨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저자는 “주요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기술적 장치만을 지배한 채 부와 권력을 확보하는 플랫폼 자본주의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회적 소득의 불평등이 전통적인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더 크게 증가하는 상황을 막을 방법은 있는가? 저자는 ‘프레카리아트’(불안정과 노동계급의 합성어로 저임금·저숙련 노동계층을 뜻하는 말) 계급의 투쟁으로 가능할 것이라 예견한다. 신자유주의가 밀어붙인 공적 자산의 민영화를 저지하고, 새로운 소득분배 체계를 세우는 데엔 결국 민중의 힘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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