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현 지음/문예출판사·1만4800원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우리나라 법률에 쓰여 있다. 건강가정기본법은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건강가정을 위한 개인, 가정,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가정의 달을 지정한다고 밝힌다. 같은 달, 가정폭력 근절에 앞장서는 시민단체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없는 평화의 달’ 캠페인을 벌인다. 올해 슬로건은 ‘비난하거나, 통제하거나, 차별하거나, 구타하는, 그런 가족은 필요 없다’이다. 대체 가족이 뭐길래. 법률로 그 중요성을 고취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폭력으로 인지하는 일 자체가 캠페인 대상이 되는 걸까. <환장할 우리 가족>의 부제는 “정상 가족 판타지를 벗어나 ‘나’와 ‘너’의 가족을 위하여”이다. 지은이는 과거에 결혼이나 자녀 출산 등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여겨왔다. 하지만 결혼 2년 만에 남편이 말기 암 판정을 받자 주변에서 이혼을 권유받는 등의 경험을 계기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지은이는 너와 나를 동일시하는 ‘우리’ 가족의 폐쇄적·배타적 울타리를 부수고, 개별자인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는 개방적·포용적인 새 가족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은이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동시에 철학, 사회학, 심리학, 역사 등을 파고들어 공부한 내용을 독자와 공유한다. 가족 문제로 왜 공부까지 해야 하냐고? “‘우리’ 안에서 ‘너’와 ‘나’를 만드는 일은 결코 저절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일인 것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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