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소수자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 그리고 싶었다”

등록 2019-05-28 15:12수정 2019-05-28 19:45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 신간 ‘사하맨션’
가상 도시국가 배경으로 소수자들의 삶 그려
조남주 작가. 사진 민음사 제공
조남주 작가. 사진 민음사 제공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생각하지 못한 정도였지만, 그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다기보다는 오히려 ‘소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소설을 안 읽는 시대라고는 해도, 소설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사람들의 관심사를 모으고 사회적 이슈와 소설이 함께 갈 수 있다는 경험이 다음 소설을 쓰는 데 믿음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한국 사회 페미니즘 운동과 담론에 큰 영향을 끼친 작가 조남주가 신작 장편 <사하맨션>(민음사)을 내고 2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사하맨션>은 가상의 도시국가를 배경 삼아 사회 주류에서 버림받고 배척 당한 소수자들의 삶과 싸움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는 “러시아 연방 산하 사하공화국에서 이름을 따왔다”며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으로는 최저치인 영하 70℃를 기록한 적도 있고 더울 때는 영상 30℃를 넘기도 하는 곳인데, 세계 다이아몬드 매장량의 절반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짐작되는 이 공간이 소설 주제에 어울리는 상징성을 지녔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조남주 작가. 사진 민음사 제공
조남주 작가. 사진 민음사 제공
<사하맨션>은 기업이 인수함으로써 탄생한 도시국가 ‘타운’에 속하지만 주민권도 체류권도 없이 ‘불법’ 체류자 신세로 타운의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는 낡은 아파트 사하맨션의 거주민들 이야기를 들려준다. 본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이곳으로 도망쳐 온 도경과 진경 남매를 중심으로 관리인 영감, 꽃님이 할머니, 거구의 젊은 여성 우미, 애꾸눈 웨이트리스 사라, 자신은 타운 소속임에도 각각 의사와 보육사로 사하맨션 사람들을 돌보는 수와 은진 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자이크처럼 엮었다.

“<82년생 김지영>이 밑그림을 다 그려 놓고 색칠을 해 나갔다면 이번 소설은 계속 덧그리고 지우는 방식으로 써 나갔어요. 2012년 3월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보니 그때그때 제가 느낀 문제의식, 한국 사회에 대한 생각과 고민 등을 담게 되었지요. 저는 아마도 읽히는 재미보다는 소설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가에 더 중점을 두고 쓰는 작가인 것 같아요.”

조남주는 “밀입국자와 노인, 여성, 아이,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하맨션의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며 “소설의 결말은 열어 놓은 셈인데, 겉으로는 패배한 것처럼 보일지언정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페미니즘 작가’라 불리는 게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며 “중학교 여학생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음 소설로 쓰고자 아이들을 만나서 얘기를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