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진희(반다) 지음/동녘·1만6000원 “건강이 최고지, 건강을 잃는 건 모든 걸 잃는 거야.” 자주 듣거나 건네는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건강이 중요하더라도 굳이 우리 삶의 ‘모든 것’에 비유할 필요가 있을까? 만약 아픈 사람이 일자리, 가족, 꿈, 자존감 등을 잃지 않도록 서로 돕는 사회라면, 이런 표현을 사용할까?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의 지은이는 30대까지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할 만큼 건강했다. 10년 전부터 불쑥 찾아온 현기증과 출혈, 통증, 갑상선암 진단과 수술 등을 겪으며, 삶을 ‘아픈 몸’으로 살아내는 방법을 탐구해왔다. “건강하지 않아도 삶은 계속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누리기도 하며, 계속 꿈을 꾼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아픈 사람들은 질병을 둘러싼 편견 탓에 더 아프다. “긍정적이네. 아픈 사람 같지 않아.” “저러니까 병 걸렸지.” “비혼이라서 아픈 것일지도 몰라요. 원래 사람은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거든요.” 무지와 배려의 외피를 둘러쓴 차별적 발언이 주는 고통에는 치료제도 없다. 건강이 ‘자기관리’의 증표이자 ‘스펙’이 된 사회는 아픈 사람의 자기혐오를 부추긴다. 지은이는 ‘잘 아플 권리’, 질병권을 주장하는 데 이른다. 아픈 몸을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삶의 일부로 보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성, 장애, 계급이 교차하는 건강 중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아픈 몸들의 언어를 섬세하게 기록했다. 지은이가 2015년부터 여성주의 저널 <일다> 등에 연재한 글을 모으고, 새 글도 일부 보탰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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