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작가 고종석(사진)이 뇌출혈 후유증을 딛고 오랜만에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고종석은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아버지-의-이름’을, <문학동네> 여름호에 ‘이 여자의 일생’을 발표했다. 그가 단편을 발표한 것은 2008년 <대산문화>에 실린 ‘우리 고장에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아’ 이후 11년 만이다. 고종석은 2013년에 장편 <해피 패밀리>를 출간했으며, 2017년 말 뇌출혈로 수술을 한 뒤 치료에 전념해 왔다.
고종석의 두 단편은 모두 진한 자전적 색채를 지녔다. ‘아버지-의-이름’의 주인공인 남자 소설가 케이(K)와 ‘이 여자의 일생’의 주인공인 기자 출신 여성 소설가 모두 실존 인물 고종석을 강력하게 환기시킨다. ‘아버지-의-이름’의 주인공은 중증 강박신경증 환자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며 약을 처방 받는다. 기억의 거의 첫 장이라 할 세 살 때부터 “아버지의 주먹질과 발길질”에 노출되었던 그는 자신의 강박신경증과 그런 폭력의 기억 사이의 상관관계를 궁금해한다. ‘이 여자의 일생’은 주인공의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문 형식을 통해 작가로서 삶을 회고하는 작품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재작년 세밑에 뇌출혈을 겪”고 언어 능력과 기억력에 타격을 입어 “강제로 절필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밝힌다.
고종석은 6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뇌출혈 후유증으로 언어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도 “앞으로도 소설이든 다른 글이든 쓸 수 있으면 쓰려 한다”고 말했다.
글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