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사소한 인생을 훌륭한 작품으로 만드는 법

등록 2019-06-07 06:01수정 2019-06-07 09:35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
안정효 지음/민음사·1만9800원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의 한 신혼부부가 워싱턴주의 시골 마을에 터를 잡았다. 허름한 양계장을 구입해 무작정 닭을 치기 시작했지만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속을 썩이는 돼지, 비가 새는 지붕, 하찮은 병아리 시중…. 부부는 4년 뒤 결국 이혼했고, 아내는 틈만 나면 가족들에게 왕년에 고생한 얘기를 털어놨다. “그 얘기 너무 재밌는데?” 가족들의 성화에 떠밀려 출간한 책이 2년 만에 130만부가 팔려 대성공을 거뒀다. 베티 맥도널드의 회고록 <달걀하고 나하고> 이야기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도 자서전을 쓸 자격이 있을까?” <안정효의 자서전을 씁시다>의 저자는 베티 맥도널드의 사례를 들며 자서전이란 그렇게 두려운 개념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소설 <하얀 전쟁>의 작가이자 100여편이 넘는 다양한 영미 문학을 번역해온 저자가 자신의 ‘자서전 쓰기’ 방법론과 철학을 한 책에 담았다. 주제를 글쓰기 일반이 아닌 굳이 ‘자서전’으로 한정한 이유는 “소설가나 시인은 아무나 될 수 없지만, 자서전 작가는 누구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는 인생을 글로 기록하는 과정에 필요한 마음가짐부터, 구상-착수-마무리까지의 광범위한 글쓰기 기술과 지식이 등장한다. 다만 저자는 글쓰기의 결과물만큼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글쓰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의식 아래 감춰 둔 열등감과 죄의식을 치유하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자서전의 참된 가치는 책의 완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글쓰기로 되돌아보는 과정 자체에 있다는 것이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소방관’ 곽경택 감독 호소 “동생의 투표 불참, 나도 실망했다” 1.

‘소방관’ 곽경택 감독 호소 “동생의 투표 불참, 나도 실망했다”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2.

신라왕실 연못서 나온 백자에 한글 ‘졔쥬’ ‘산디’…무슨 뜻

2024년 음원 강자는 아이유·임영웅·에스파 3.

2024년 음원 강자는 아이유·임영웅·에스파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왜?”… 임영웅 소속사는 아직 침묵 중 4.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왜?”… 임영웅 소속사는 아직 침묵 중

‘정부 대변인’ 유인촌 “계엄 전부터 탄핵 탓 국정 어려워”…계엄 합리화 5.

‘정부 대변인’ 유인촌 “계엄 전부터 탄핵 탓 국정 어려워”…계엄 합리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