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가레타·마리클레르 자부아 지음, 김미정 옮김/생각비행·1만2000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에베레스트를 품은 히말라야는 네팔, 인도, 파키스탄 등에 걸쳐 있는 산맥이다. 만년설의 신비를 간직한 히말라야는 산악인에겐 정복의 대상이고, 여행객에겐 눈요깃거리이며, 셰르파(등산 안내자)에겐 먹고사는 수단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에겐 더 나은 미래를 찾아 목숨을 걸고 반드시 넘어야 하는 거대한 장벽이다. 셰라브, 소남, 우르겐, 다와, 파상은 네팔 북서부의 고립 지역인 팅큐라는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들이다. 이곳은 혹독한 날씨와 험준한 지형 탓에 외부와 단절돼 있다. 전화와 인터넷도 없다. 팅큐 마을 사람들의 삶은 하루하루 고단하다. 교육 여건도 좋지 않다. 마을 어른들은 말한다. “우리는 새로운 세대인 너희에게 희망을 걸고 있어. 교육이 기회를 가져다줄 거야.” 이들 다섯 아이는 어른 펨마를 따라 중학교와 기숙사가 있는 카트만두로 길을 떠난다. 히말라야를 넘어야 하는 9일간의 위험천만한 여정이다. 높은 산을 오르내리고, 눈보라를 헤치며, 급류를 건너고, 험난한 계곡을 지나는 사이 다섯 아이는 물에 빠지고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지는 등 아찔한 순간들을 맞닥뜨린다. 그런데도 이 여정을 포기할 수는 없다. 어떤 이들에게 배움은 당연하게 주어지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목숨을 걸어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초등학생들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아니다. 배움을 찾아 떠나는 산간오지 아이들의 절박한 이야기다. 배워야만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지금도 카트만두에 있는 중학교가 개학할 즈음이면 네팔 오지 마을에 있는 수많은 초등학생이 히말라야로 위험한 여정을 떠난다. 학교에 가기 싫어 불평을 늘어놓거나 배움의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는 도시의 아이들은 팅큐 마을 어린이들의 여정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배움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된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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