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서울국제도서전을 설명하고 있는 주일우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와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이욱정 KBS 요리인류 PD, 김봉곤 소설가. (왼쪽부터)
“금지된 책의 이야기를 미술과 함께 조망하는 특별한 기회로 선보이겠다.”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단짠이라는 테마다. ‘요리인류’ 쿠킹 스튜디오를 간결한 버전으로 옮겨와 벌이는 매일의 이벤트를 기대해달라.” (KBS 요리인류 이욱정 PD)
“한국문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페미니즘, 퀴어 등 첨단의 감각으로 써내는 작가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김봉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내 최대 책 축제인 ‘2019 서울국제도서전’이 19~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로 시작해 1995년 국제출판협회(IPA)가 공인하는 국제도서전으로 격을 높인 이 도서전은 국내외 도서시장과 출판산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기회로 올해 25회를 맞는다. 올해 주제는 ‘출현’(Arrival). 이번 행사에는 국내 313개 출판사·출판단체와 주빈국 헝가리를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국 등 41개 나라 118곳이 참여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일우 대외협력 상무이사는 “올해 수교 30년을 맞는 주빈국 헝가리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동구권 중에서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나라로서 오래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다”라며 “얼마 전 헝가리에서 우리 국민들 참사가 일어나 도서전 프로그램에서도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픔을 딛는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11시 코엑스 비(B)홀 책마당에서 여는 메인무대에는 이희문과 놈놈의 퓨전민요 퍼포먼스를 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등장하는 ‘플레이볼 플레이북’ 선언식을 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유명 운동선수들이 직접 참여해 책 읽는 것의 가치를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출협 쪽은 밝혔다.
19일부터 23일까지 여는 특별전시 ‘금지된 책: 대나무 숲의 유령들’은 아트선재센터가 기획해 노재운 작가가 참여했다. ‘억압된 것들의 귀환’이라는 코드를 동아시아의 금지된 책들과 접목해 살핀다. 고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황광우 작가가 필명으로 쓴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드러난 검열의 역사와 금서의 사례도 소개한다.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의 다수의 음식 다큐멘터리를 연출해온 이욱정 한국방송(KBS) 피디는 도서전 현장에 쿠킹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세계 각국의 쿡북 전시와 진경수 셰프, 한복려 원장과 한복선 요리연구가, 박찬일 셰프 등이 함께하는 강연 및 토크쇼, 요리시연이 예정돼 있고 커피·샌드위치 판매도 한다.
올해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은 특히 ‘출현’이라는 주제와 어울린다. 21·22일 코엑스 비(B)홀 이벤트홀2에서는 한국의 에스에프소설(오후 3시)과 페미니즘 에스에프소설(오후 5시)에 대한 라운드테이블을 연다. 21일엔 문지혁 김이환 이종산 전삼혜 해도연 소설가가, 22일엔 정보라 길상효 남유하 박문영 오정연 소설가가 연사로 나온다.
22일 오후 3시 코엑스 비(B)홀 이벤트홀2에서는 ‘새로운 젠더 감수성의 출현’을 주제로 박상영 김봉곤 작가(퀴어편)가 한국소설 속 퀴어들의 모습을 일별하고 같은 날 오후 5시엔 안희연 유진목 임솔아 작가(여성편)가 연사로 나와 젠더가 어떻게 문학에 반영되었는지 이야기한다. 소설가이자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김봉곤 작가는 “요즘은 새로운 젠더감수성을 요구하는 시대와 새로운 감각으로 글을 쓰는 세대의 출현이라고 느껴진다”며 “독자, 출판사, 작가가 뒤섞이는 도서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간극이 줄어들고 유기적이며 때로는 완전히 같다는 느낌을 체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윤철호 회장은 “출판인들이 오래전부터 행사를 준비한 덕에 전시공간도 대폭 늘고 작년 3만1000명이었던 사전 예약자도 올해 5만800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도서전 입장시간은 오전 10시, 입장료는 일반인 6000원, 학생 3000원이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