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소소의책·1만7000원 공감 능력은 인간관계에서 핵심 요소로 꼽힌다.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젠 상식이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이런 일반적인 통념을 거부한다. “공감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에 비인간적인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유권자를 분열시켜 지지자를 끌어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소개한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정치적 올바름’에 적극적으로 맞서는가 하면 멕시코인, 무슬림, 여성, 장애인을 향해 모욕적인 말을 퍼부었다. 그의 정서들, 분노의 폭발, 금기에 대한 도전, 과도한 자의식은 정치 아웃사이더라는 이미지와 합쳐지면서 상당수 국민의 주목을 받는다. 저자는 이를 ‘공감의 3인 관계 모델’로 분석한다. 갈등이 있는 곳에 관찰자는 자발적으로 편들기를 하고, 자신이 편든 쪽의 시각으로 상황을 보며 서서히 공감을 발전시킨다. 이는 다시 자발적 편들기를 정당화하고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아이 주변을 맴돌며 온갖 일에 다 참견하는 ‘헬리콥터 부모’와 미국 유명 영화배우의 관심을 받기 위해 대통령 암살 미수범이 됐던 스토커 팬 등을 강박적인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는데, 꽤 흥미롭다. 그렇다고 저자가 공감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사회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공감이라는 긍정적인 이면 뒤에 도사린 문제점과 실체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공감을 맹목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