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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현실 반죽한 말랑말랑한 철학

등록 2005-12-22 18:51수정 2005-12-23 15:08

철학, 역사를 만나다-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br>
안광복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9800원
철학, 역사를 만나다-세계사에서 포착한 철학의 명장면
안광복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9800원
잠깐독서
‘철학이라고 하면 흔히 골방에 틀어박혀 뜬구름 같은 아리송한 말만 되뇌는 철학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이다. 좀 더 정직하게 얘기하자면, “머리가 무겁다못해 아프게 만드는 단어”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 <철학, 역사를 만나다>를 읽는 동안만큼은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며 담백한 연애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에 빠져 들었다.

우선 이 책은 두껍지도 무겁지도 않다. 첫 장 ‘플라톤의 이상 국가-스파르타여, 타락한 아테네를 구원하라!’부터 마지막 장 ‘논리 실증주의-검증할 수 없다면 예술도 윤리도 무의미하다’까지, 불과 16개의 ‘명장면’으로 2천년 동·서양사를 철학적 명제와 대표 철학자를 엮어서 관통해낸다. 소크라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철학, 공자와 동중서, 노자, 상앙과 한비, 십자군전쟁, 토마스 아퀴나스, 주자학, 데카르트, 프랑스혁명, 마르크스, 공리주의, 헤겔, 니체…, 아무래도 수박 겉핥기식일 수 있다. 하지만 학문은 반드시 원전을 읽어야 진짜 지식이 된다는 ‘현학주의’ 학구파가 아니라면, 하룻밤쯤 투자해 200여쪽에 알차게 담긴 철학과 역사의 알갱이를 건져올릴 수 있는 실속을 권할만 하다.

또 한가지 이 책은 ‘철학은 딱딱하다’는 편견을 잊게 해준다. ‘웰빙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 ‘유교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였다?’, ‘9.11테러는 십자군과의 싸움?’, ‘스크루지와 성냥팔이 소녀의 시대’ 등등의 소제목만 봐도 일단 호기심이 동한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나 유행어로 고전과 과거사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서술 방식은 결코 제목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격동의 현장에 서서 한 시대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던 사람들이다’는 저자의 주장에 자연스럽게 동의하게 된다.

10년째 고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인 저자가 2년 남짓 동안 <고교독서평설>이란 잡지에 연재한 내용을 갈무리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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